코로나 비상식품+짜파구리 효과…올해 라면 수출 사상 최대
한국 라면 수출액이 올해 약 6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에 판매 중인 농심 라면 제품들 [농심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에서도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은 한국 라면이 올해 약 6억 달러로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1일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5억4972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8.4% 늘었다. 아직 한달이 남았지만 이미 지난 한 해 수출액(4억6700만 달러)을 넘었다.

이달 수출액이 지난달 수준만 유지해도 올해 라면 수출액은 5억 달러를 단숨에 넘어 6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라면은 코로나19 사태로 장기 보관이 가능한 비상식품과 쉽게 조리할 수 있는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트렌드 속에 수요가 크게 늘었다. 특히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홍보효과 등 한류 확산으로 인지도 상승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국가별로 수출액을 보면 중국이 1억3856만 달러로 전체의 25.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미국(7284만 달러), 일본(4498만 달러), 태국(2466만 달러), 필리핀(2237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연간 라면 수출액은 2012년 2억 달러를 돌파하고, 2018년 4억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 꾸준한 상승세다. 식품회사들이 해외 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외국에서 소비되는 한국 라면 규모는 훨씬 크다.

농심의 경우 중국과 미국에 공장을 두고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육개장 사발면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해외법인 매출까지 고려하면 라면 수출 규모는 더 커진다.

팔도는 러시아와 베트남 현지법인을 통해서도 라면을 판매하는데 이들 법인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각각 1685억 원과 263억 원으로 순수 국내 총수출액(896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팔도의 컵라면 ‘도시락’은 러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전체 컵라면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삼양식품은 해외 공장 없이 전량 국내에서 생산된 라면을 수출한다. 삼양식품의 올해 1~3분기 수출액은 2864억 원으로 작년 한 해 수출액(2727억 원)을 이미 넘었고 내수 판매액(2111억 원)도 크게 추월했다.

특히 삼양식품 히트작인 ‘불닭볶음면’ 관련 라면과 간편식 등의 수출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2460억 원으로 전체 수출액의 85.9%를 차지했다.

오뚜기는 주로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데 올해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20~3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