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우리도 더이상 버티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배달이라도 할수 밖에 없습니다”
특급 호텔들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할 순 없었다.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특급 호텔 음식점·카페는 물론 고급 음식점들까지 배민 라이더스, 쿠팡이츠 등 배달 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판매에 돌입했다. 기존에 홀 영업만 했던 업체들마저 배달 판매를 시작하며 배달 대행 앱 신규 입점 문의도 폭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드 여의도 호텔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쿠팡이츠와 배달의 민족에서 이른바 ‘그리츠 투고 박스’를 판매 중이다.
글래드 여의도의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Greets)’의 주방에서 만든 ‘바질 파스타 샐러드’, ‘스시 플레이트’, ‘닭&새우 강정’ 등을 2만5000~4만원 가량에 제공한다. 주말 뷔페 이용료가 5만5000원 수준이지만, 배달음식이라는 한계가 있는만큼 가짓수를 줄이고 가격대도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배달 대행 앱에 입점한 호텔은 이 뿐만이 아니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 ,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도 쿠팡이츠, 배민 라이더스에 진출해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5성급 호텔도 ‘콧대’를 낮췄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타볼로 24’가 배달대행업체를 통한 판매에 나선 것이다. 2인 기준 3만원에 호텔 셰프의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가격대도 낮췄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일부 호텔들이 일정 금액 이상의 주문을 하는 고객에게 직접 음식을 배달해주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배달 대행 앱에 입점해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 특급호텔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건 코로나19 확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든 가운데, 영업시간 조정까지 겪으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4,5성급 호텔 뿐 아니라 강남, 서초 등의 고급 레스토랑들도 잇따라 배달 대행 앱을 통한 판매에 뛰어들고 있다.
실제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 10~16일 배민 신규 광고가입 신청 문의 건수는 지난달 12~18일 대비 1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민 관계자는 “지난번 2.5단계 때 입점문의가 폭증해 광고가 지연된 적이 있었다”면서 입점 희망 업체가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 익스프레스’도 신규 입점까지 짧게는 3주, 길게는 4주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