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구닥다리 피처폰, 아직도 4억 대씩 팔린다!”
통화와 문자 ‘기본’ 기능만 갖춘 피처폰. ‘스마트폰’이 현대인의 필수품이 됐지만, 여전히 전체 휴대폰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1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피처폰’ 판매량은 3억 9600만대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피처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23.24%에 달한다.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 700만대다.
피처폰은 스마트폰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휴대전화다. 통화와 문자는 가능하지만 외부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및 구동, 인터넷 서핑 등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작업은 하지 못한다.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이와 대조되는 의미로 통화와 문자라는 기본 기능(피처·feature)만 갖춘 휴대폰을 ‘피처폰’이라 부르게 됐다.
2019년과 2018년에는 각각 4억 2090만대, 4억 2700만대가 팔렸다. 특히 2018년에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5% 하락하며 처음으로 역성장했지만 피처폰은 오히려 전년 대비 4% 성장했다.
아프리카, 중동, 인도 등 개발 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전기, 통신 등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아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가격, 배터리 등에서 강점을 가진 피처폰 선호도가 높다.
피처폰 시장 1위 업체인 중국의 ‘트랜션(Transsion)’의 주요 판매처는 아프리카다. 아프리카 전체 휴대폰 시장의 절반을 트랜션의 브랜드인 테크노, 아이텔 등이 차지하고 있다.
트랜션은 올해 8930만대의 피처폰을 출하하며 점유율 22.6%를 차지했다. 그 뒤를 ‘노키아’ 브랜드를 소유한 HMD글로벌(11.7%), 삼성전자(5.4%)가 잇는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노년층과 휴대폰의 최소 기능만 이용하기를 원하는 수험생의 수요가 꾸준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피처폰 가입자는 올해 1월 말 기준, 495만 2988명으로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의 8% 수준이다.
최근에는 롱텀에볼루션(LTE)를 지원하는 ‘LTE 피처폰’, 사양을 약간 높인 ‘스마트 피처폰’ 등도 출시됐다. 2G와 3G 등 이전 세대 통신망 지원 휴대폰보다 속도와 통신 품질이 개선됐다. 페이스북 등 SNS와 메신저 앱도 구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