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학원·교섭소 운영 중단 조치에 항의
소송 참여인 100명 되면 소송, 2차 소송도 준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정부의 집합금지 조치로 수도권 학원 운영이 중단되자 업계가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면서 유독 학원에만 3단계에 해당하는 집합 금지(운영 중단)를 해 경제적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10일 학원업계에 따르면 일부 수도권 소재 학원 원장들은 집합 금지로 월세, 관리비 등 직접적인 손해를 보게 됐다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소송인단을 대표하는 이상무 정철어학원 부평캠퍼스 원장은 “현재 (소송을 위해 연) 오픈 카카오톡방에 500명이 참여하고 있고, 학원 관리자 27만 명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도 소송 참여인단을 모집할 계획”이라며 “변호사와 상의를 마쳤으며 신속한 소송을 위해 참여 인원이 100명이 되면 일단 소송을 제기하고, 추후 더 소송인단이 모집되면 2차 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8일부터 28일까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로 격상했다. 이와함께 정부는 2021학년도 대학입시를 위한 교습을 제외한 수도권 학원·교습소의 운영을 중단했다. 정부가 지난달 초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방안에 따르면 2.5단계에서 학원은 오후 9시까지 운영할 수 있다. 집합 금지는 3단계에 해당하는 조처다. 정부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외출을 줄이기 위해 학원 집합 금지 조처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원업계는 코로나19로 상당수 학교의 방학이 내년 1월로 미뤄진 상황에서 정부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 원장은 “학원, 학부모, 학생들은 정부의 5단계 방역 지침을 신뢰하고 있었는데 정부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식당, PC방, 스터디 카페, 독서실은 그대로 영업하는데 학원만 문을 닫는다고 코로나19가 완화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3주 동안 수도권 학원을 집합 금지한다고 하지만 상당수 학원은 내년 1월이 되면 정부가 또 한 번 집합 금지를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도 힘든데 그렇게 되면 솔직히 버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이는 학원 특성상 학교로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위험이 타 시설보다 크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PC방에 가는 학생보다 학원·교습소에 가는 학생이 훨씬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집합 금지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지원하려는 정책을 추후 추진할 수 있지만 당장은 학원 업계에 대한 지원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