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맞벌이 가정은 일 그만둬야하나 난감”
“10살 첫째가 돌봄교실 가는 8살 둘째 돌봐”
학비노조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상관없이 파업 강행”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전국 초등보육전담사들이 오는 8~9일 2차 돌봄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맞벌이 학부모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파업으로 아이들 돌봄 주체가 교사에서 학부모로, 학부모에서 다시 외부 공부방이나 친인척으로 바뀌는 ‘도미노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이 맡길 곳이 없는 초등돌봄교실 이용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단축·온라인 수업에 이어 돌봄 교실 파업까지 더해 지칠 대로 지쳤다”는 반응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돌봄 교실에 보내는 학부모 오모(37)씨는 오는 8일 돌봄 교실이 문을 닫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11월 1차 돌봄 파업 때는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일을 쉬어 아이를 돌봤지만 또 연차를 쓰기에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오 씨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세로 정상 수업도 못하는 이 시점에서 2차 돌봄파업까지 해야 하는지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업이 반복 되니 맞벌이 학부모는 언제 또 돌봄 교실이 문을 닫을지 마음 졸이고 눈치 보면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경남 창원에 가주하는 세 자녀 맞벌이 학부모 김모(44) 씨는 “돌봄교실에서 아이 점심을 챙겨줬는데 파업까지 계속되면 맞벌이 가정은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11월 돌봄 교실 파업 당시 “등교 수업이 없던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가 돌봄교실에 다니는 초등 1학년 둘째를 돌보다가 오후에는 할머니가 아이를 봐줬다”고 했다.
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워킹맘 박모(40)씨는 돌봄교실 파업 소식에 “아무래도 외부 공부방에 아이를 하루 맡겨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공부방은 개인교습과외로 분류돼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박 씨는 “지난 1차 파업 당시에도 가정 돌봄을 하려다가 상황이 도저히 여의치 않아 외부 공부방을 이용했다”며 “직장을 쉴 수 없어서 이혼한 전남편의 도움까지 받고 있기도 하다”고 했다. 박 씨는 “교육당국이 협조를 해주지 않으면 아이 교육이 너무나도 버겁다”며 “이런 시국일수록 교육공무원노조와 교육당국이 더 나은 대안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했다.
연대회의는 지난 11월 1차 파업 직후 교육 당국과의 협상에 실패에 오는 8일과 9일 2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2차 파업은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된 데 따른 것이다.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속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온종일 돌봄 특별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온종일 돌봄 특별법은 보육전담사들의 관리 주최를 학교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도 연대회의는 돌봄 파업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민태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사무처장은 7일 통화에서 “사회적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지만 돌봄 교사들이 온라인상에서 파업에 동참하기 때문에 파업 여부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국학비연대는 지난 6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돌봄전담사 총파업을 강행해 전체 1만1859명의 돌봄전담사 가운데 41.3%(4902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전국 1만2211개 돌봄교실 가운데 34.6%(4231곳)이 파업 당일 정상 운영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