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아이랑 먹으려고 시켰는데 냉장고로 직행했어요. 핫 크리스피 치킨이 맵다니 말이 되나요?”
일부 ‘진상’ 배달 고객의 황당한 ‘별점 테러’에 자영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저가 필요 없다고 체크해놓은 후 왜 수저를 주지 않았냐는 불평부터, 자신의 주문 실수에도 가게가 센스 없다며 탓하는 손님까지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맛집 블로거’나 동네 주민임을 드러내며 은연 중에 협박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배달 장사가 필수가 돼버린 사장님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친절하게 응대할 수밖에 없다. 이에 다수 소비자들은 “이용자들도 배달 문화에 걸맞는 매너를 갖춰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 앱에서의 진상 고객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 진상 고객의 사례는 황당하다. 본인이 ‘스푼 필요없음’ 란에 체크를 해놓고 “왜 스푼을 안줬냐”며 불만을 표하는 경우도 있다.
매운 맛인 ‘핫 크리스피 치킨’을 시켜놓고 “핫 크리스피 치킨의 ‘핫’이 뜨겁단 의미인줄 알았지 매운건 줄 몰랐다. 실망했다”며 별점을 1개 주는 사례도 있었다.
자신이 주문을 실수해놓고 가게를 탓하는 유형도 있다. 한 주문자는 “짜장 1개와 짬뽕 1개를 주문하려 했는데 짜장 2개를 잘못 클릭했다”면서 “짜장 2개를 시키는 경우 많지 않은데 사장님의 센스가 부족하다”라는 황당 리뷰를 남겼다.
상식에 벗어나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한 이용자는 치킨을 1마리 시킨 후 요청사항에 “7명이서 먹을거니 많이 달라”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도 “홍합 빼고 그만큼 면 더 주세요. 많이 매우면 조금 덜 맵게 해주세요. 배달 빨리 해주시고 식어있으면 픽업시간 확인 후 돌려보냅니다”라며 무리한 요청을 열거한 뒤 “일산에서 20년 살았습니다”라고 엄포(?)를 놨다.
이들은 마치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매장에 좋은 평가를 주지 않겠다는 듯 은근히 압력을 넣었다.
그러나 이같은 ‘진상’ 고객에도 매장 사장님은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친절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식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매장이 아닌 배달 주문이 핵심 매출원이 됐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한 배달 앱 환경에서 소비자들의 리뷰와 별점은 거의 절대적이다. 좋은 리뷰와 별점을 유지해야만 계속해서 새로운 고객을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진상’ 고객들이 부정적 리뷰와 낮은 별점을 주게 되면, 가게 평점과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된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이같은 ‘진상’ 고객의 만행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분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가게 사장님들도 허위·진상 고객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리뷰에 터무니없는 요청사항을 증명할 수 있도록 사장님들도 사진을 게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