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기각
산은 5000억 유증 10.66% 확보
조회장 우호지분, 3자연합 웃돌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한 KCGI 측의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1일 기각되면서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조원태 회장의 승리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KCGI 측이 한진칼을 상대로 이번에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한 KCGI의 법적 조치였지만,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 회장과 3자연합이 2차전을 벌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었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산업은행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12월 22일 신주 상장과 함께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다.
현재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41.40%, 3자연합 우호 지분율은 45.23%로 조 회장이 밀리는 상황이다. 조 회장 측 주요 주주 지분율은 조 회장 6.52%,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5.31%, 델타항공 14.90% 등이다. 3자연합 측은 그레이스홀딩스(KCGI) 19.55%, 대호건설(반도건설) 19.20%, 조현아 6.49% 등이다.
하지만 산은이 한진칼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5000억원을 투입하면 산은은 한진칼 지분 10.66%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따라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 측 36.67%, 3자연합 측 40.41%, 산은 10.66%로 재구성된다. ‘캐스팅보터’가 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조 회장 편에 설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당위성을 놓고 산은과 조 회장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법원의 결정에 대해 “산은의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됐다”며 “조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KCGI는 앞서 한진칼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지만, 지분율이 과거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주총을 통해 조 회장을 견제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진칼이 KCGI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임시주총을 열 수 있지만, 내년 1월 이후에나 소집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산은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이후인데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을 이미 지급한 뒤이어서 KCGI측이 더 이상 인수 무산을 주장하는 것은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