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 만나 합병 후 구체 계획 설명할 듯

'해고 없는 항공업 개편' 완성 차원

아시아나 노조에도 필요시 간접 메시지 가능성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연내 대한항공 노조를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찬성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원태 회장. [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연내 대한항공 노조를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찬성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원태 회장.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아시아나항공 인수의 가장 큰 고비 였던 법원의 문턱을 넘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르면 이달 중 대한항공 노동조합을 만난다.

양사의 인수합병의 가장 큰 반대세력인 노조를 설득하면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은 9부 능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달 중으로 인수를 반대하는 대한항공 노조를 만나 설득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KCGI가 낸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6부능선은 넘은 상황이지만 양사 노조 일부가 여전히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점이 걸림돌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 입장에서는 '해고 우려 없는 항공산업 개편'을 인수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노조를 설득해야 시장과 소비자의 지지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 회장이 직접 노조를 만나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인수 발표 직후부터 "노동자의 의견을 배제한 일방적인 합병"이라며 노조 측 입장을 반영할 노사정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 아사아나항공노동조합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됐다.

조 회장과 노조 측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조 회장이 직접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과정을 설명하고 향후 노선 재조정 등 시너지 확보 방안과 인력 운용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양사 간 중복 노선이 42%나 되는 만큼 합병 후 노선 통폐합과 기재 반납이 이뤄지고 관련 인력도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산은과의 계약에 명기했고 노선 시간대 조정과 목적지 추가 등으로 중복 인력을 활용할 것"이라며 일축한 바 있다.

다만 대한항공 노조를 설득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 노조를 설득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인수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더 크게 느끼며 강경한 반대입장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노조 설득은 우선 채권단인 산업은행 측에 일임한다는 입장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직 딜 종료도 되기 전에 아시아나 측 노조를 만날 입장은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아직 노사 교섭을 위한 법적 자격이 없다는 의미다.

'합병 후 통합전략(PMI)'를 위한 실사가 시작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 노무 관계의 세부사항을 들여다 보지 못한 점도 대한항공 경영진이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직접 협상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고용 안정과 관련해 노조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며 대화를 촉구하고 있음에도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묵묵부답이라는 점이다. 노조 측이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과의 직접 협의를 주장하고 있어 단시간 내 진전이 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노조에 대해서도 필요할 경우 간접적인 방법으로 메세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이 "양사 직원을 모두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 하겠다"고 밝힌 만큼 복지와 승진 기회 등 고용조건 전반에서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점을 재차 약속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