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국내 석유소비 하락

수출도 6년만에 역대 최저치

판매가격마저 떨어져 ‘설상가상’

국내 정유업계가 생산한 석유제품의 내수 소비와 수출 물량이 10월 들어 다시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3차 대유행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7012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기록한 6909만 배럴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지난 6월 이후 여름 휴가철을 맞아 소폭 반등했지만 10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다시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달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마저 2단계로 격상되면서 11~12월 국내 소비 역시 추가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월에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정유업계는 사상 최악의 소비절벽에 직면한 바 있다.

여기에 해외 수출실적까지 동반 하락세를 보여 정유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0월 수출 물량은 3380만 배럴에 그쳐 올해 들어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6월 기록한 3263만 배럴 이후 6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석유제품 중에서도 항공유, 경유, 납사의 수출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특히 항공유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매달 600~700만 배럴 수준을 기록했던 항공유 수출량은 10월 362만 배럴로 급락했다. 항공유 월간 수출량이 300만 배럴대로 떨어진 것은 2011년 1월(393만 배럴) 이후 9년여 만이다.

항공유는 경유 다음으로 해외 수출비중이 높은 데다 다른 제품보다 가격도 비싸 정유사들의 매출에서 10~20%대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감소하고 여객기 운항이 줄어들면서 판매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유의 수요 감소로 재고가 쌓이자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S-Oil) 등은 2분기부터 항공유 생산량을 줄이며 수익성 악화 방어에 총력을 쏟고 있다. 10월 항공유 수출량이 급감한 것도 이같은 생산량 조절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3분기 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재확산하면서 봉쇄조치가 강화돼 해외수출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국적으로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확대돼 내수 소비 역시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할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요 제품 중에서도 항공유 수요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점이 문제”라며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항공유와 휘발유 수요 감소가 우려돼 4분기 실적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