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실련, 229개 기초지방자치단체 대상 조사
자살 사망자, 교통사고 4배인데 예산은 1/10 수준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우리나라에서 하루 40명 가까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고 있지만 자살예방을 위한 지방자치단체내의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명이 안되는 공무원이 업무를 맡아 10만명에 대한 자살예방정책을 수행하고 있었다. 지자체 예산 중 자살예방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01% 수준이었다.
27일 국회자살예방포럼과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등이 229개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추진활동 현황조사’에 따르면 지자체 인구 10만명당 내부조직(공무원) 인원은 1.7명(정규직이 1.37명, 비정규직이 0.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자살예방포럼은 “재난 수준의 자살률 감소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 인력, 사업 등 자살예방활동 조직과 인력을 전면 재검토하고 대폭적인 확대 및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구10만명당 자살률은 2017년 27.26명, 2018년 28.96명, 2019년 29.72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한해에만 1만379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 평균 38명이다.
지자체 내부에 자살예방조직을 둔 지자체는 4곳 중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25.8%(59개)만이 내부에 자살예방조직을 뒀다고 응답했다. 외부에 자살예방센터를 특정하여 둔 지자체는 전체 229개 중 15.7%(36개) 뿐이었다. 특히 인천옹진군, 강원영월군, 강원인제군, 전북순창군, 경북군 등은 지자체 내·외부 모두 자살예방 관련 조직이 없는 곳 나타났다. 근속연수도 짧았다. 외부 센터인 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의 평균 근속기간은 1인당 37.6개월로 3년이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전국의 229개 지자체 자살예방예산은 전체 229조원의 0.016%인 366억원 수준이었다. 2019년도 정부예산인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 예산 218억원을 포함하더라도 자살예방예산은 584억원으로 이는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인 교통안전(한국교통안전공단+도로교통공단) 예산 6002억원, 산업재해 예방(안전보건공단) 예산 3932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양두석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가천대 교수)은 “자살을 예방하려면 예산, 조직, 인력 등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한데 책임감과 전문성이 떨어진 비정규직이 업무를 많이 맡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장이 경찰, 소방, 자살예방센터 등과 힘을 합쳐 민관협의체 운영을 통해 자살예방사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