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연내 상용화 기대감

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도 순조

공급 규모·효과 지속여부 관건

전문가들 “추가연구 필요” 신중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의 3상 임상시험에서 예방률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은 화이자 로고와 코로나19 백신. [연합]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의 3상 임상시험에서 예방률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은 화이자 로고와 코로나19 백신. [연합]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90%에 달한다는 희소식에 전 세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효과 90%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머지않아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이 종식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특히 화이자의 백신 뿐 아니라 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도 곧 임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져 빠르면 연내에 코로나 백신이 상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이자의 백신이 실제로 대규모 접종이 이뤄지고, 나아가 팬데믹의 판도를 바꾸기까지는 아직 산 넘어 산이라며 신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감 백신의 두 배 가까운 효능…강력한 코로나 백신 나오나=화이자가 이번에 발표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은 90% 이상이다.

CNBC 방송에 따르면 그동안 과학자들은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코로나19 백신을 기대해왔다.

특히, 비록 중간 결과이기는 하지만 90% 이상의 효과는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독감 백신은 감염 위험을 40∼60% 낮춰준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홍역 백신(93% 효과)만큼 예방 효과가 강력하다는 뜻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에 이 글로벌 보건 위기를 끝내는 데 도움을 줄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 고 밝혔다.

▶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도 임상 결과 곧 발표…기대감↑=화이자의 백신에서 높은 효능 결과가 나오자 개발 중인 다른 백신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코로나19 관련 약물 중재 임상시험 중 백신 관련 임상은 총 97건으로 7월 전 3건에서 크게 늘었다.

미국 화이자 외에 백신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미국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중국 시노팜 등이 꼽힌다. 화이자 백신과 같이 mRNA 기술을 이용해 개발 중인 모더나는 이번 달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모더나의 백신도 높은 수준의 효능과 안전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올해 내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중국 국영기업 시노팜 등은 개발 중인 백신을 자국민을 대상으로 접종을 하고 있다.

백신 업계 관계자는 “많은 나라, 특히 강대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연내 효능이 입증된 백신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고 말했다.

▶면역력 지속기간·전염 차단력 등 핵심효과 미검증…‘경고’ 목소리도=전문가들은 하지만 화이자를 비롯해 개발 마지막 단계에 진입한 코로나19 백신들의 난제는 얼마나 신속하게 대규모로 백신을 공급해 사회 전반에 지속적 효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섣부른 기대감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의 전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오스트롬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화이자 백신 연구가 입증한 게 무엇인지 어떤 정의를 내리기에도 아직 진짜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90% 증상 감축이란 헤드라인이 화려하지만 어떤 증세가 예방되는지, 노령층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강력하게,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도 아직 의문이라는 문제 제기도 관측된다. 접종이 이뤄지더라도 항체의 지속 기간이 얼마인지에 따라 백신의 사회적 파급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질병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전파를 억제하기에 충분할 만큼 대중이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일상이 팬데믹 전으로 돌아오기까지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로이 앤더슨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교수는 WSJ 인터뷰에서 화이자 발표처럼 접종자 90%가 면역반응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집단면역에 이르려면 인구의 최소 4분의 3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앤더슨 교수는 그러면서 백신 효과가 좋더라도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추가 봉쇄조치는 내년 초까지 도입될 것이며 2022년에나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백신의 효과가 화이자의 발표보다 낮은 80% 아래로 떨어진다면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체 인구가 접종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손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