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출마발표 4개월간 주요 현안 회의 주재 0건

선거 결과 매듭후 미국서 아웃리치 정도 예정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통상교섭본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발목잡히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변화등 주요 현안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4년전 미 대선이 끝나자마자 당시 통상교섭본부 주요 관계자들이 통상현안 대응을 위해 미 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아웃리치(현지 정책담당자및 이해당사자 접촉·설득)’ 활동 등 통상외교를 치열하게 전개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28일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천한 이후 공식일정을 최소화하고 있다. WTO 일반이사회 발표직후 지난달 28일 OECD 각료이사회 무역투자세션 참석 일정을 직전에 취소한 이후 14일만에 공식적인 일정으로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국인 최초의 WTO 사무총장 배출의 꿈은 무산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 본부장이 곧 자진사퇴를 공식 발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트럼프 측이 대선 결과에 불복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9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WTO 사무총장 선출 일정도 연기되는 등 여러 변수가 발생한 상태지만 결과에 승복한다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28일 WTO 의장단은 최종 결선 선호도 조사를 바탕으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사무총장으로 단수 추천했다. 컨센서스(의견일치)로 사무총장을 뽑는 WTO 방식에 따라 유 본부장이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통상 절차였지만 미국이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고 유 본부장을 공개 지지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도 유 본부장에겐 악재였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다자무역질서, WTO 규범에 대해 우호적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정부와 선을 긋는 차원에서라도 WTO 기능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속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중국 최대 통신업체인 화웨이 제재로 인한 우리 반도체 수출 대응방안을 비롯한 주요 현안에 통상교섭본부의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WTO 사무총장 선거 출마 발표한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관련 유 본부장 주재 공식회의는 한 건도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WTO사무총장 자리를 현 정부의 성과물로 인식하고 접근한 것이 되레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은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지금은 좌고우면할 것 없이 전열정비를 다시 해서 국익에 부합하는 통상현안에 가용수단을 총동원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통상교섭본부 한 관계자는 “WTO 사무총장 선거가 매듭되면 유명희 본부장이 미국 출장을 통해 바이든 당선자 인맥을 중심으로 아웃리치에 나설 예정”이라며 “현재로써 WTO 사무총장 선거가 결론나지 않는 상황에서 쉽사리 움직이기가 애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