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졸속 입법 후유증 심각”
“공급 ‘토건’, 수요는 ‘투기’ 취급 그만”
文 ‘기필코 잡는다’ 뜻 이뤄질지 회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소속 경제 전문가 출신 의원들은 5일 정부여당이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가장 먼저 ‘임대차 3법’부터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공급은 ‘토건족’, 수요는 ‘투기꾼’ 등 부동산 시장을 악으로 치부하는 행태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세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힘을 줬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당 내 비상설 특별위원회인 미래주거추진단을 꾸리고 주택 정책 연구에 돌입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의 전세대란에 대해 “임대차 3법을 졸속 입법한 데 따른 후유증”이라며 “정부여당이 잘못을 인정하기 쉽지 않겠지만, 더 늦기 전에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통계청장을 지낸 유 의원은 “부동산 시장에선 법인과 다주택자가 전세 공급자의 역할을 한다”며 “임대차 3법으로 이들을 억누르고 있으니 매물잠김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윤창현 의원은 “국가주의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 자체를 나쁘게만 본다면 무슨 대책을 고안해도 해결될 수 없다”며 “공급자와 수요자를 존중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국금융연구원장 출신의 윤 의원은 “정부여당이 인간의 본성을 무시하고 이상적 상황만 가정하고 있다”며 “‘좋은 말’만 갖고서는 통제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올라 전주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60주 연속 뛴 것이다. 서울은 0.10%에서 0.12%로 오름폭을 키워 7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0.24%)와 인천(0.48%)은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지방은 0.21%에서 0.23%로 상승 폭이 커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문가들은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 4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전세난이 장기화될 것을 예측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제통’ 의원들은 임대차 3법 폐지 등 대안을 제시했지만, 정부여당이 문 대통령 의지대로 ‘기필코’ 전세 시장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기획재정부 1차관 출신의 추경호 의원은 “반드시 잡겠다고 한 만큼 잡아보라. 지금 상황이면 임대인과 임차인, 다주택자와 1주택자, 무주택자 모두가 더욱 힘들어진다”며 “가만히 있는 시장에 불을 질러 파괴를 저지르고 있으니, (정부여당이)수를 갖고 있다면 그 방법을 빨리 써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일찍부터 공급확대를 하지 않고 규제 일변도에 ‘세금 폭탄’만 투하하고 있다"며 “원점에서 다시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정부여당이 그렇게 움직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했다. 기재부 2차관을 역임한 류성걸 의원은 정부여당이 우선 신뢰 회복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그간 많은 대책들을 찍어낸 만큼, 대책이 새로 나오긴 하겠으나 내용이 기대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시장을 읽고 국민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또 “특히 전세를 찾는 실수요자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면 또 (전셋값이)오르는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전날 당 내 미래주거추진단 발족식에서 주택·지역개발부 신설 등 정부조직 개편을 제안했다. 공공기관을 통한 공공주택 확대, 민간 사업자 공모형 리츠를 통한 임대사업활성화 등도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