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야권이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을 저격했다. 이 장관은 내년 보궐선거를 "국민 전체가 성 인지성을 집단 학습할 기회"라고 해 빈축을 샀다.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 장관을 직접 파면시켜야 한다고 일갈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어떤 발상으로 이런 생각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이 용단을 내려 파면을 시켜야 한다"고 저격했다.
이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838억원이 쓰인다는 점을 언급한 후 "원래는 내지 않아도 됐을 돈을,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 이 돈을 내게 만드는 일이 근본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데 또 국민 교육을 받아라니, 이를 놔두고 서울시장 선거를 치른다든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문제를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느냐. 무엇으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기가 막힌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이)스스로 그만두는 게 가장 빠르다"며 "이 정도 파문을 일으키고 국정을 어떻게 보고 여성 문제를 어떻게 보겠나"라고 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이 홍남기 부총리의 사의를 반려시킨 것처럼, 이 부분도 발빠르게 대통령이 결정하는 게 국가를 위해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치러지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대해 "큰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 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선거에 838억원이 쓰이는데 피해자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봤느냐"고 질의한 데 따른 답이었다. 윤 의원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학습비라고 생각하나. 진정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한민국 여가부 장관이 맞느냐"고 되묻자 이 장관은 "어떤 상황에도 국가를 위해 긍정적 요소를 찾아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이 "장관님, 참 편한 말이다.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사건은 전형적 권력형 성범죄 아니냐"고 다시 질의하자 이 장관은 "수사 중인 사건에 죄명을 명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받아쳤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피해자들에게 모욕적인 발언이자 2차 가해"라며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황보승희 의원도 "보궐선거 비용 838억원이 학습비인가"라며 "피해자에게 일말의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즉각 사퇴해야 한다"도 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여가부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되묻게 하는 발언"이라며 "이 장관도 N차 가해자와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온전한 정신을 갖고서는 할 말이 아니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어이 없는 적반하장으로 보자 보자하니 막 나간다"며 "성추행은 자기들이 하고, 성인지 학습은 국민에게 받으라고 한다. 장관들이 단체로 실성을 했나"고 쏘아붙였다.
오 전 시장 사건의 피해자도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면 나는 학습 교재냐"며 "내가 어떻게 사는지 티끌만 한 관심이 있다면 저따위 말은 절대 못한다"고 분노했다.
이 장관은 논란이 계속되자 전날 오후 예결위 답변에서 "피해자에게 송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성인지 교육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에 압도돼 그런 표현을 한 것으로 오해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저부터도 피해자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려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