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경영악화 책임 균등 분담
금호석화·소액주주 반발 커져
채권단 “금호산업에 책임 묻기 어려워”
시간 촉박… 주총 통과 전망 높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무상 균등감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금호산업을 제외한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경영 악화의 책임을 금호산업에 묻는 것은 당위성이 낮다며 주주총회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3일 공시를 통해 3대 1 비율로 무상 균등감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분 11.02%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 금호석유화학은 3일 오후 무상 균등감자 결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문서로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금호석화는 내부적으로 법률 자문도 받았으며 소송까지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분 58.2%를 쥐고 있는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소액주주라고 밝힌 청원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무상 균등감자는 소액주주의 자금을 착취해 자본금을 만드는 것”이라며 “경영을 잘못 이끈 박삼구 대주주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에, 차등감자를 단행해야 한다”는 청원글을 올렸다.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 대주주는 경영실패 책임을 지고 사재출연을 하거나 차등감자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역시 금호산업의 지분율을 낮추는 차등감자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균등감자를 하게 되면 기존 주주가 균등하게 책임을 나눠지는 것이 된다.
채권단은 내부 토론 끝에 아시아나항공 경영악화의 책임을 금호산업에 더 이상 물을 수 없다고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매각 결정 이후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소유 지분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됐기 때문에 보유 지분만 많을 뿐 일반주주와 별 차이가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 책임도 대주주에게만 묻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악화는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추진 이전에 대한 책임과 이후에 대한 책임을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매각 추진 이후에 대한 책임은 산업은행으로 대표되는 채권단에게 있고, 이는 국민들이 나눠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주주총회에서 균등감자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표대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총에서 통과하려면 출석 주식 수의 50% 이상,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5%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단순 계산으로는 소액주주와 금호석화가 70%의 지분을 쥐고 있어 반대 표가 많을 수 있지만, 표의 결집력 등을 따져봤을 때 주총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연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감자안건이 부결됐을 경우 자본잠식으로 인해 상장 폐지 후보인 관리 종목으로 지정돼 주주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