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프로 ‘짝퉁’ 370명 당했다!” 제품번호 ‘00’면 의심! [IT선빵!]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 A씨는 자녀들 선물용으로 최근 이커머스 위메프를 통해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2대를 구매했다. 해외직구 제품이라 조금 불안했지만 정품이 아닐 경우 200%를 보상한다는 위메프의 정책을 믿고 제품을 구매했다.

제품을 받아본 A씨는 두 제품의 시리얼 넘버(제품 번호)가 ‘GWKZVPPGLKKT’로 동일한 것을 발견했다. 제품 번호는 각각이 가진 고유 번호로 모두 다르다. 이른바 ‘짝퉁(모조품)’ 제품이었던 것.

위메프에 항의해 200% 보상을 요구했지만 “애플로부터 가품 의견서를 받아 와야만 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미 제품을 반품시킨 A씨는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A씨는 “200% 보상 정책을 내걸어 위메프를 믿고 구매한 것인데 대응이 너무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위메프를 통해 애플 ‘에어팟 프로’ 모조품을 구매한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자급제 시장이 커지면서 오픈마켓에서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IT기기 유통 채널로 오픈마켓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짝퉁’ 구매 피해를 막기 위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어팟 프로 ‘짝퉁’ 370명 당했다!” 제품번호 ‘00’면 의심! [IT선빵!]
애플 '에어팟 프로' 정품 [애플 코리아 홈페이지]

▶ 제품번호 ‘ GWKZVPPGLKKT ’가 도대체 몇 개?

피해자들은 위메프에 올라온 한 판매처에서 에어팟 프로를 구매했다. 이 판매처는 ‘해외 직구’ 상품으로 제품을 소개했지만 사실은 ‘짝퉁’ 제품이다. 제품 번호가 ‘GWKZVPPGLKKT’로 동일하다. 애플에 실제 등록된 제품 번호를 중복 사용해, 모조품 판매에 이용한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수만 약 370명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이 판매처가 동일한 제품을 여러차례에 걸쳐 판매한 만큼 실제 피해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품을 받고도 모조품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구매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 A씨는 “제품을 1개만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애플에 등록된 제품 번호를 악용한 것이기 때문에 번호가 중복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며 “포장도 정교해서 본인이 구매한 제품이 짝퉁이라는 사실을 모른채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팟 프로 ‘짝퉁’ 370명 당했다!” 제품번호 ‘00’면 의심! [IT선빵!]
위메프 '위조품 200% 보상제' 안내문

▶ 위메프 ‘200% 보상’ 도마에…오픈마켓 ‘짝퉁 IT기기’ 사각지대!

피해자들의 환불·보상 과정에서 위메프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위메프의 ‘위조품 200% 보상제’를 믿고 구매했지만 이를 제대로 적용받지 못했다고 피해자들은 토로했다.

위메프 ‘위조품 200% 보상제’는 위메프에서 판매되는 해외 배송 상품 등이 위조품으로 확인될 경우, 100% 환불에 더해 추가로 상품가 100%를 보상해 주는 제도다.

위메프는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을 통해 문제가 된 제품의 가품 여부를 해당 브랜드에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가품이 확인될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식이다.

하지만 이번 애플 ‘에어팟 프로’의 경우 피해자가 일일이 애플코리아측에 가품 확인 의견서를 받아와야만 200% 보상 적용을 받는다. 이미 환불한 소비자들은 제품을 반납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에 피해자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창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유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에 피해 사실을 접수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위메프측 관계자는 “애플코리아측에 가품 확인 여부를 요청해 놓았지만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며 “애플 본사에 가품 확인을 요청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애플 서비스센터에서 가품 의견서를 받아온 경우, 200% 보상 절차를 진행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마켓이 주요 IT기기 유통 채널로 자리잡으면서 ‘모조품’ 유통을 근절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는 자급제 시장이 활성화 돼 스마트폰도 오픈마켓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등 오픈마켓의 소비자 피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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