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경로를 찾을 수 없습니다~”
구글의 지도 서비스 ‘구글 지도’가 국내에서 찬밥 신세가 됐다. 1년 만에 월간사용자수가 35% 가까이 급감하면서 지도 앱 2위에서 5위로 내려 앉았다.
내비게이션 기능조차 되지 않는 부실한 기능에 국내 이용자들은 주로 해외 여행에 가서 ‘구글 지도’를 써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막히면서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월간사용자수 750만명→490만명 급감…5위로 뚝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 기준 '구글 지도'의 월간사용자수(MAU)는 49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750만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약 35% 감소한 수치로, 지난 20개월 중 역대 최저다.
전체 지도 애플리케이션 사용자수 순위도 1년 전 2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국내 지도앱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 지도' 뿐만 아니라 'T맵', '카카오맵' 등에도 모두 밀렸다.
'구글 지도'는 전세계 10억명의 구글 이용자들을 등에 업은 글로벌 1위 지도앱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주로 '해외여행용 앱'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국내에선 3차원 지도, 내비게이션 기능, 자동차·자전거·도보 길찾기 기능 등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네이버·카카오 지도 서비스 등에 비해 업데이트도 느리다. 신규 지하철역이나 길 정보, 새로 생긴 매장 위치 등의 정보가 제때 업로드 되지 않는다.
이에 이용자들은 서비스가 잘 되는 해외국가에서만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대축적 정밀 지도 달라” vs. “국내 서버 구축해라”
현재 구글은 국내에서 대중교통 길찾기 서비스만 제공 중이다. 그 흔한 내비게이션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다. 도보 길찾기도 불가능해, 약 100m 내 마트를 검색해도 “경로를 표시할 수 없다”며 길이 뜨지 않는다.
구글 지도 서비스가 미흡한 이유는 구글이 국내 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국내 지도 데이터는 국토교통부장관 허가 없이 국외로 반출될 수 없다. 정부는 건물과 상호 등이 상세히 기록된 5000대1의 대축적 지도는 안보 문제를 이유로 해외 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구글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다. 이에 구글은 앞서 한국 정부에 여러차례 국내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 안보 문제로 제공을 거절했다. 청와대, 군부대 등 주요 시설이 구글 위성 사진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면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구글은 이를 거절했다. 또한 구글은 국가 주요 시설을 보안처리 해달라는 정부의 요청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