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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원격근무가 생산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던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엔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니콜라스 블룸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CNBC방송에 기고한 글에서 새로운 원격근무 경제가 생산성 재난이자 불평등의 시한폭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중국 여행사 씨트립을 근무 형태를 연구한 결과, 가정에서 일하는 것이 직원 생산성을 13% 높이고, 퇴사 가능성은 절반으로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인물이다.

하지만 블룸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은 앞선 자신의 연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씨트립 연구 사례에선 직원들이 홈오피스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 재택근무는 언제든 가족 구성원이 근무시간을 방해할 수 있다. 일상적인 생활 소음도 재택근무자를 괴롭히는 요인이다.

사무실 출근을 하지 않으면서 혁신이 줄어들 수 있다고 블룸 교수는 우려했다. 그는 직원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협업하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장기간 재택근무로 혁신이 줄어들면 2021년 이후 장기적인 성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택근무에 따른 정신적 건강도 문제다.

블룸 교수는 9개월 동안 씨트립 직원들이 재택 근무를 한 뒤 계속 재택근무를 이어갈지 물은 결과 절반 가량은 사무실로 돌아가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평균 통근시간이 40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유는 집에서 고립됐다고 느끼면서 외롭고 우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치 은퇴자들이 집에 머물면서 육체적, 정신적 건강 모두 급격히 나빠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은퇴자들은 여가 시간이 넉넉해 야외 활동을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이마저도 제한적이라고 블룸 교수는 지적했다.

블룸 교수는 불평등 역시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모든 사람이 원격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연방은행과 시카고대 연구에서 미국인의 65%만이 화상 통화가 가능한 인터넷 용량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나머지 35%는 인터넷이 아예 없거나 효과적인 재택근무를 할 수 있을 만큼의 인터넷 환경을 갖추지 못했단 뜻이다.

블룸 교수는 이를 '불평등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했다. 더 많은 교육을 받고,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직원들은 집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고, 계속해서 경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반면 인터넷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뒤쳐지게 된다는 것이다.

블룸 교수는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근무에도 긍정적인 면이 없진 않다고 밝혔다.

일단 '원격근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 부분 줄었다. 원격근무를 집에서 어영부영 노는 것으로 치부하던 인식이 바뀌었단 것이다. 빽빽한 도심 밀집 현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블룸 교수는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