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선호도1위 하남 교산 전세 수요↑
공급계획 구체화된 8월부터 외부인 수요 급증
토지보상 올 연말 진척…상인들 내년 가을 쯤 퇴거 준비
문화재 리스크 실입주 늦출 수도…전세 들어오기 전 유의해야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오늘 오전에만 전세계약을 두 건 썼네요. 교산신도시 사전청약을 원하는 분들이 저렴한 원룸으로 많이 알아보는 중입니다.”(하남시 교산지구 내 A공인)
지난 6일 3기신도시 중 아파트 청약 의사 선호가 가장 높게 나타난 하남 교산지구를 찾았다. 교차로와 건물 옥상마다 토지보상에 대한 반발과 요구사항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나부껴 사업이 임박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남 교산지구는 부지 649만㎡ 중 531만㎡(81.7%)가 그린벨트다. 지구 내 높은 곳에 올라 둘러보면 사방이 얕으막한 산으로 둘러쌓인 경관을 볼 수 있다. 상업시설로는 물류창고와 이따금 나타나는 음식점이 군데군데 있었다. 이외에는 허허벌판에 가까워 차들이 지날때마다 모래가 날렸다.
강남권 가까워 사전청약시 선호도 1위 조사
정부는 3기 신도시 중 한 곳인 하남 교산지구 649만㎡의 땅에 주택 3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1712명을 대상으로 3기 신도시 청약 의사 선호지역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청약 의사가 높았던 곳(25.4%)이 바로 이곳이다.
정부는 시장에 공급 시그널을 더 확실히 주기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 사전 청약접수도 받을 예정이다. 사전청약은 ‘토지보상’을 마친 이후 시작된다.
하남시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역우선배분 물량을 노려 하남시로 전세 이주를 하는 움직임이 8월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1순위 모집에 청약하려면 해당 지역에 2년간 의무거주를 해야 하는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엔 2년 의무거주 요건이 ‘본 청약 전’까지다. A공인 대표는 “본 청약이 언제쯤 될 지 모르니 아직 늦지 않았다”며 “올해 연말까지도 꾸준히 수요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수요를 반영해 올해 들어 하남시 전세가는 13.44%(한국감정원)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치를 훨씬 웃도는 사례도 많다.
B공인 대표는 “올해 초만 해도 전세가 6000만원이었던 원룸이 지금 1억2000으로 딱 2배 올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돈 많이 안 들이고 싼 원룸과 빌라로 전입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전세가가 올라가니 자연스럽게 매매가도 동반 상승했다. 하남 구시가지 8평 원룸이 매매가 8000만원에서 반년도 안 돼 1억7000만원이 됐다고 한다.
토지보상 앞두고 시끌…큰 일정 변동은 없을듯
원주민들이 토지보상을 받고 나가는 일정은 가시권에 들어섰다. 교산 지구 내에서 수년간 영업을 해온 L카페 사장은 “내년 가을, 겨울 쯤에 문 닫아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가라 그러면 나가야 되니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산지구 내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다음주부터 11월까지 토지 감정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12월 중순쯤에는 단위면적당 보상가격 공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수목이나 사무집기 등 지장물에 대한 보상은 내년 하반기쯤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토지 소유주들 사이에선 감정평가사를 고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C공인 대표는 “LH가 산정할 보상가격 감정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증서류를 받아서 이의제기를 하려는 생각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대규모 문화재 매장…감일지구 닮을까
이와 별개로 교산지구 내 문화재 발굴 소식으로 분양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문의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C공인 대표는 “일단 사전청약 일정과는 무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입주에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주민을 대상으로 한 토지보상 상담업소에서도 “문화재 이슈는 아파트 터 파기를 할 시점에 가서 공사를 중단하게 할 수 있다”면서 “여기서 보상받고 떠나는 사람과는 문제가 없고, 반대로 입주하려는 사람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라고 정리했다.
공공택지 조성 절차상 매장문화재가 나오면 공사를 중단하거나 개발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 앞서 바로 옆인 하남 감일지구에서도 택지개발공사 도중 한성백제시대 고분 50여 기가 발견돼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신도시가 초기 계획한대로 공급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 지역 청약을 계획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전 청약은 입주를 기다리는 동안 주택을 갖게 되면 당첨 자격을 잃기 때문에 주변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매수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이들이 불안정한 전세시장에 계속 남아있어야 해 전세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하남교산 지역으로 이주가 늘면서 이 지역의 공인중개업소도 늘고 있다. 교산 지구 내 한 상인은 “타 지역에서 부동산을 하던 사람들이 와서 (공인중개사무소를 내려고)빈 물류창고 등을 계약하는 일이 잦아졌다”며 “2년 전에 부동산 한 두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중개업소”라고 현장의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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