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정말로 싼 거 맞나요? 싼 것 처럼 보이는 건가요? ”
아이폰12의 대항마 ‘갤럭시S20 FE(Fan Edition, 팬 에디션)’가 이달 출시된다. 출시전부터 사양 대비 가격이 화제다. 고사양의 스펙대비 가격이 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아이폰12 출시에 맞춰, 전략 스마트폰 라인업에 ‘갤럭시S20 FE(Fan Edition, 팬 에디션)’을 추가했다. ‘갤럭시노트20’,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 ‘갤럭시Z폴드2’에 이어 ‘갤럭시S20’가 이달 출시된다.
갤럭시S20 FE는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의 주요 특징을 이어받으면서도 몸값을 낮춰, ‘싼 갤럭시S20’으로 불린다. 출고가는 89만 9800원이 유력하다.
90만원에 육박하는 갤럭시S20 FE가 진짜 싼 제품일까. 형님격인 갤럭시S20의 사양 및 가격과 비교하면 저렴한게 사실이다. 형님보다 30만~40만원 가량 싸다. 디스플레이의 약간의 차이, 재질, 램 용량, 망원 카메라 화소가 형님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차이가 없다. 일부 더 좋은 사양도 있다.
갤럭시S20 기본형 모델 출고가는 125만 8000원이다. 갤럭시S20 플러스와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은 각각 135만 3000원, 159만 5000원이다. 갤럭시S20 FE가 가격과 성능면에서 전반적으로 흠잡을 곳 없는 똘똘한 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형님과 비교된 ‘착시효과’라는 말도 나온다.
당초 갤럭시S20이 5G(5세대)를 등에 업고,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출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5G 달고 30만원↑ 갤럭시 S시리즈…‘착시효과’?
갤럭시S 시리즈 대부분의 출고가는 90만원에서 100만원 초반대다. 갤럭시S10의 경우도 출시 당시 출고가가 105만 6000원(128기가바이트·GB 기준), 갤럭시S9은 95만 7000원(64GB)이었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5세대 이동통신(5G)으로 이동하며, 단말기 가격도 크게 올랐다.
‘갤럭시S10 5G’ 모델은 롱텀에볼루션(LTE) 모델보다 34만원가량 비싼, 139만 7000원에 출시됐다. 갤럭시S10 5G는 갤럭시S10 시리즈보다 디스플레이, 배터리 용량을 키워 출시됐다.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의 경우 출고가가 125만 8000원에 달한다. 갤럭시S20 플러스와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은 각각 135만 3000원, 159만 5000원이었다.
‘갤럭시S20 FE’는 2017년에 출시된 갤럭시S8(93만 5000원)보다 싸고, 2016년에 출시된 갤럭시S7(83만 6000원)보다는 비싸다. 5G 출시 이전 일반적인 갤럭시S 시리즈와 비슷한 가격이다.
결국 5G 상용화 이후 120만원대 이상으로 비싸진 갤럭시S 시리즈의 가격 탓에, ‘갤럭시S20 FE’의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아보이는 ‘착시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물론 5G폰의 경우 칩셋 가격으로 인한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 LTE폰에 비해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
저가와 고가 스마트폰 양극화… 새로운 이름표 ‘매스 프리미엄’ 시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기존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불리던 가격대에 ‘보급형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이름표가 붙었다.
5G 지원, 멀티 카메라 탑재와 폼팩터 혁신 등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의 프리미엄 라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11’은 LTE폰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1 99만원 ▷아이폰11 프로(PRO) 137만 5000원 ▷아이폰11 프로 맥스(PRO MAX) 152만 9000원이다(64기가바이트 기준).
LG전자가 지난 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50’와 ‘LG V50S’도 119만 9000원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는 239만 8000원, 갤럭시Z플립은 165만원이다.
스마트폰 가격이 너무 높아진 탓에 고객들의 부담은 커졌고,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의 37%가 250달러 이하 저가 스마트폰이다. 전년 동기 대비 10% 포인트 가량 커졌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2019년부터 점진적으로 가격 양극화가 진행돼 왔다”며 “최신 사양의 휴대폰을 소비하는 성향과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합리적 소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저가와 초고가 프리미엄 시장으로 양분되면서, 중저가 라인보다는 비싸고 초고가 프리미엄보다는 저렴한 시장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5월 출시한 ‘LG 벨벳’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LG 벨벳을 ‘매스 프리미엄’이라 칭했다. 프리미엄 제품보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준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춘 제품이라는 의미다.
애플 또한 새로운 아이폰12 시리즈를 4개로 세분화해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 시장을 모두 공략할 방침이다. 종전의 ▷아이폰 기본 모델 ▷아이폰 프로 ▷아이폰 프로 맥스에 ▷아이폰 미니 모델을 추가했다.
LTE폰 수요를 잡기 위해 ‘아이폰12 미니’ 모델을 LTE 모델로만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5월에는 4년 만에 ‘보급형’ 아이폰인 ‘아이폰SE’도 출시했다.
한편, 갤럭시S20 FE는 다음달 2일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된다. 국내에서는 다음 달 6일 사전예약을 거쳐, 16일 정식 출시될 전망이다. 갤럭시S20FE는 ▷퀄컴 스냅드래곤 865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탑재 ▷6GB 램(RAM)·128GB 내장 메모리 ▷3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1200만 화소 광각·초광각 카메라 ▷8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4500mAh 배터리 등의 사양을 갖췄다. 색상은 클라우드 네이비, 클라우드 화이트, 클라우드 핑크, 클라우드 레드, 클라우드 블루, 클라우드 오렌지 총 6가지이며, 국내에서는 클라우드 오렌지를 제외한 5가지 색상만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