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IAEA에 특명 장관 내세워 “원전 오염수 안전” 주장
“다음 정권에선 해결” 강조했던 스가…’방출’ 강행 시사
오염 재처리 시작했지만…’방사성 물질’ 검출은 계속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 16일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내각이 첫 국제무대에서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배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 특명 장관을 내세운 스가 내각은 주변국의 우려에도 원전 오염수 방출의 안전성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외교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제64차 IAEA 총회에서 이노우에 신지(井上信治) 내각부 특명 담당 장관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안전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노우에 장관의 영상 메시지는 22일 예정됐다.
이노우에 장관은 일본 환경성 부대신 출신으로, 스가 총리가 새로 내각을 꾸리며 이번에 처음 입각했다. 애초 오는 2025년 개최 예정인 오사카ᆞ간사이 엑스포를 앞두고 신설된 만국박람회상으로 취임했지만, 그간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를 담당한 경력 등을 이유로 이번 IAEA 총회에서 일본 정부 대표로 연설을 맡게 됐다.
한 일본 측 외교 소식통은 “총회 자체는 현지에 파견된 대사가 참석해 진행할 예정이지만, 정부를 대표하는 기조연설은 이노우에 장관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신하기로 했다”며 “원자력 안전 등을 주된 메시지로 잡았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고 있는 오염수 처리 문제를 주로 강조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총회에 앞서 지난달 IAEA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 21일까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121만톤의 처리된 오염수가 탱크에 저장돼 있다”며 “오는 2022년 여름 저장 탱크가 가득 차기 때문에 ‘ALPS 소위원회’에서 이미 일본 정부에 실현 가능한 처리 방법을 제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정부가 구성한 소위원회는 바다에 오염수를 흘려보내는 ‘해양방출’과 수증기 형태로 공기 중에 방출하는 ‘수중기 방출’ 등의 처리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 중에서도 해양방출을 유력한 처리 방안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방출’로 가닥을 잡은 일본 정부의 처리 방침에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은 ALPS로도 처리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 등이 포함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지만, 일본은 트리튬을 물로 희석해 기준치 이하로 농도를 낮추면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방출을 앞두고 일본 도쿄전력은 ALPS를 이용한 재처리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오염농도가 방출 기준의 3791배인 1000톤, 153배인 1000톤 등 총 2000톤의 오염수를 시험적으로 재정화하는 작업을 지난 15일 시작했다. 그러나 재처리된 오염수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등 일본 내에서도 방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안팎의 우려에도 스가 총리는 집권을 계기로 오염수 처리 문제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IAEA 총회는 스가 신임 총리의 취임 엿새 만에 진행되는 사실상 첫 다자외교 무대로, 일본 정부는 특명 담당 장관을 내세우며 후쿠시마 원전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계획이다. 앞서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다음 정권에서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며 처리 강행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