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방부 민원실 녹취파일 분석 중
‘秋 아들 휴가처리’ 장교 인적사항도 특정
추 장관 조사 불가피… 서면조사할 경우 ‘봐주기’ 비판 부담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추 장관 측에서 군부대에 연락한 통화 녹취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검찰이 속도를 내면서 초유의 현직 법무부장관에 대한 조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는 전날 확보한 국방부 민원실 녹취파일 1000여개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그동안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던 전화 통화 녹취파일을 확보하면서 의혹을 풀 결정적 단서가 될 지 주목된다. 추 장관은 14일 국회 대정부질의 과정에서 자신은 군 부대에 전화한 적이 없고, 보좌진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킨 적도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보좌진 중 일부가 실제 전화를 건 사실이 있는지 통화 기록을 확인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남편이 전화를 건 사실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주말부부라) 남편에게 물어볼 형편이 못된다”며 사실상 답을 회피했다.
검찰은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휴가 미복귀 논란이 일었던 2017년 6월 서씨에 대해 휴가처리를 했다는 장교의 인적사항도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내역과 더불어 업무를 처리한 당사자가 확인되면서 이 사건 제보자 A씨의 주장에는 상당부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검찰은 추 장관에 대한 조사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중범죄가 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이고 법무부장관이라는 지위를 고려할 때 추 장관에 대한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할 경우 수사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추 장관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면 현직 법무부장관이 검찰에 출석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다. 지난해 가족일가 비리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 감찰 무마 의혹이 불거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경우 취임 35일만에 사퇴했고, 이로부터 한 달 뒤 ‘전직 장관’으로 조사를 받았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혐의로는 추 장관 아들에 대해서는 군무이탈죄, 추 장관 혹은 여당 대표시절 보좌진에게는 직권남용이나 청탁금지법 위반 등이 있다. 추 장관 아들의 군무이탈죄는 국방부가 휴가를 정상처리했다고 나선 점이 걸림돌이다. 직권남용 역시 휴가 미복귀 무마 의사를 전달한 부분도 여당 대표나 보좌진 업무에 속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성립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통역병 선발이나 용산 군부대 배정 등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 측에서 국방부와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나온다면 증거 인멸 내지 은닉에 따른 수사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지만, 정기인사 후 교체된 수사 지휘라인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추 장관을 조사할 경우 서면조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현직 법무부장관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한다는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이 검찰로서는 부담이 따른다. 검찰은 2015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수사 때 금품 수수 의혹이 일었던 청와대 관계자들과 여당 의원 등을 서면조사했다. 당시 구체적인 물증 확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면조사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였지만, 봐주기 수사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