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건설 주식스왑으로 오너 지배력 상승 전망

지주-대림코퍼레이션 합병 가능성 여전히 거론

대림코퍼 실적 급락으로 합병 시 오너 지배력은 하락

지배구조 일단락 가능성 높지만…추가 개편안 촉각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기업분할을 발표한 대림산업의 향후 지배구조에 증권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지배구조 개편안은 대림산업에서 건설사업과 석유화학 사업을 떼어낸 뒤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건설사업의 현금흐름이 오롯이 건설 투자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배당 등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미정이라는 점이 주가를 끌어내린 모습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10일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디엘'과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하고, 추가로 디엘에서 유화사업 부문인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디엘과 디엘이앤씨 모두 상장회사로 남게 되는데, 기존 대림산업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주식을 나눠 갖는다. 디엘케미칼은 디엘이 주식 100%를 보유한다. 대림은 오는 12월 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지주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당장 발표된 분할 계획에 더해, 대림은 디엘과 디엘이앤씨 사이의 주식 교환 등을 거쳐 디엘이앤씨를 디엘의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디엘이 대림코퍼레이션을 상대로 신주를 발행하고 대신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하고 있는 디엘이앤씨의 지분을 받아오는 방식이 가능하다. 디엘은 디엘이앤씨를 자회사로 지배하게 되고, 대림코퍼레이션은 디엘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게 된다.

증권업계는 이번 분할로 디엘에 대한 경영권 분쟁 논란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의 대림산업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을 합쳐도 23.1%에 그친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와 국민연금의 지분은 53%에 달한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코퍼레이션의 디엘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경영권 분쟁 논란이 사라졌다는 점과, 사업의 명확한 구분을 통해 책임 경영이 강화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디엘의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서 디엘이앤씨 등 주요 자회사의 배당 확대나 비수익 자회사 매각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 발표로 대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앞서 증권업계는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가장 단순한 방식인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산업의 합병을 전망했고, 여전히 디엘-대림코퍼레이션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나 실적 흐름이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입장의 이해관계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7년 843억원에서 지난해 241억원으로 급감한 반면, 대림산업의 주가는 견고하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상대적 가치를 높여야 할 오너 입장에서는 대림코퍼레이션-디엘 합병은 오히려 지배력을 낮추는 선택이다.

한편, 주식 시장은 대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에서 배당정책 등 특별한 주주환원책이 빠져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내비쳤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림그룹의 전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특별한 발표가 없었다"며 "이 경우 기업분할로 사업부별 재무구조와 실적이 명확해지면서 할인률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 이외에 주주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점을 특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대림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다음날인 11일, 대림산업의 주가는 전날 대비 6.03% 급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