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집권기 때도 건강 문제로 사임…연속 7년반 넘게 역대 최장 재임
헌법 개정 등 의욕 보였으나 뜻 이루지 못하고 물러날 듯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임할 의향을 굳혔다고 NHK와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28일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병으로 국정에 지장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임할 뜻을 굳혔다고 관계자 등이 전했다.
이달 17일 아베 총리가 병원을 방문해 장시간 진료를 받은 지 열흘 만에 ‘퇴임’으로 결론이 나는 양상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에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거취에 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7년6개월 넘게 연속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새로 썼으나 건강 문제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총리 재임 기간은 1차 집권기(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366일)까지 포함해 8년6개월을 넘겼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기 때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전격 사임했다.
일본 언론보도대로라면 아베 총리는 이번 역시 건강 문제를 이유로 직을 내놓게 됐다.
최근 주간지 등에서 아베 총리의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2주 연속 게이오대(慶應大)병원을 방문해 장시간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도록 안보법제를 변경했고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꼽았으나 여론 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측면에서는 ‘아베노믹스’를 앞세워 디플레이션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했으나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성장률은 전후 최악을 기록했다.
그는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고 징용 판결에 반발하는 등 한·일 간 역사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사임하고 새로운 총리가 취임하면 한·일 양국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교도통신은 자민당이 아베 총리 사임 직후 신속히 선거를 통해 후임 총재를 뽑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총재는 일본 행정부를 이끄는 총리가 된다.
후임 총리로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