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틱톡, 美행정명령 이의제기 소송 준비

외교·국방 관련 행저명령, 수용되는 경우 많아

대통령, 최고 군 총수권자·외교수장이기 때문

예산안 처리, 헌법상 의회에 권한…행정명령 위헌 소송 가능성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령한 중국 애플리케이션 ‘틱톡’과 ‘위챗’ 사용금지 행정명령에 업체들이 즉각 반발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골프 리조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실업수당 지급 연장 등 독자적인 지원책을 담은 행정조치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골프 리조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실업수당 지급 연장 등 독자적인 지원책을 담은 행정조치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재 로펌 등에 따르면 틱톡과 위챗의 유저들과 운영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준비 중이다. 틱톡의 경우 미국 사업부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남부의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챗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임의적이고 자의적”이어서 헌법상 행정절차법(APA)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이에 따른 소송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행정명령과 각종 행정조치를 동원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은 계속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중국의 경제입지 강화로 전미 ‘반(反)중국 기조’가 만연해진 만큼,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대중압박을 지속하는 게 이득이기 때문이다.

다만 오는 15일(현지시간)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이행점검을 위한 고위급회담에서 합의가 깨지는 초강수가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대선이 석 달 남은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보복을 초래할 수 있는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 이강 총재도 신화통신에 “미국과 맺은 1단계 무역합의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합의유지 입장을 내비쳤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이 사들인 대두 수입 규모는 당초 합의규모의 20% 수준에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을 대만에 파견해 1979년 단교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다.

미국 재무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중국 국무원의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샤보오룽 주임 등 11명의 중국과 홍콩 관리를 제재한 것도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꼽힌다.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 행정명령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다. 통상 의회는 외교협상이나 국방에 관한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대부분 수용해왔다. 헌법상 미국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군 총수권자이자 외교수장이기 때문이다.

헌법상 대통령의 외교·국방정책 권한이 강하게 보장되는 만큼, 의회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중정책에 대해 비난할 지언정 위헌 주장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책 협상 합의에 실패하자 서명한 행정명령은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추가 경기부양책 행정명령은 ▷실업자수당 주당 400달러 지급 ▷주정부, 추가 실업수당 지급비용의 25% 부담 ▷학자금 융자 구제 연장 ▷연봉 10만 달러 이하 미국인에 대한 급여세금 유예 ▷세입자 강제퇴거 중단 등을 포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협상안을 인질로 삼아 시간을 끌어 독자행동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헌법상 연방 지출에 대한 권한은 의회가 갖는다. 대통령이 코로나19 관련 예산 집행 여부를 결정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한다고 해도 법적 권한이 인정되기 어렵다. 의회의 동의는 물론, 법안처리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명령을 이행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WSJ를 비롯한 CNN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즉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