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서울 아파트 중 0.44% 불과…서민 아파트 비중 또 줄어
취득세 전액 감면 기준 1억5000만원 실효성 없단 지적 나와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서울 시내에서 2억원 미만의 서민 아파트가 지난해보다 또 줄어들어 고작 5454가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2억원 이하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0.57%(7180가구)에서 이달 24일 기준 0.44%(5454가구)로 줄어들었다.
1억원대에 거래되던 1726가구가 올해 들어 2억원대로 올라섰다는 의미다. 2억원 미만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두 기간 모두 서울 시내 전체 125만여가구 중 1%도 안 되지만 반년 만에 또 0.14%포인트 감소했다.
2억원 미만 아파트들은 대부분 서울 변두리 지역의 40㎡(이하 전용면적) 이하 집들이다. 준공된 지 30년 정도 된 낡은 아파트이고, 역세권도 아니지만 다른 서울 시내 아파트들과 마찬가지로 가격 상승이 일어나 2억원을 가뿐히 넘고 있다.
도봉구 창동 신창아파트는 1998년 준공된 23년차 아파트로, 가장 작은 40㎡가 지난달 9일 역대 가장 높은 2억원(11층)에 거래됐다. 올해 1월까지는 1억87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1개월 매물 평균은 2억1950만원에 이른다. 같은 면적에서 2억6000만원 호가도 나왔다.
도봉동 서원아파트는 지난해 40㎡가 2억원 언저리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1개월 실거래 기준 평균은 2억4667만원이다. 지난 2일 신고가 2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쌍문동 한양 2·3·4차 아파트는 준공 33년차 아파트인데, 지난 15일 35㎡가 최고가 2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1월 같은 면적이 1억9000만원(5층·7층)에 거래됐는데, 최근 1개월 실거래 기준 평균은 2억386만원이다.
노원구 중계동 동진아파트는 39㎡가 지난 3일 처음으로 2억원(4층)에 손바뀜했다. 올해 1~2월에 1억6000만원대에서 거래되다가 3월 1억8100만원(3층), 6월 1억8800만원(4층)을 거쳐 이달 2억원대에 오른 것이다.
월계동 초안1단지는 40㎡가 지난 6일 역대 최고가인 2억2400만원(4층)에 거래됐다. 올해 3월 13일 처음으로 2억원대를 돌파해 2억500만원(14층)에 팔렸다. 최근 1개월 실거래 기준 평균은 2억2400만원이다.
월계동 청백3단지도 가장 작은 면적인 40㎡가 2019년 2억원 근방에 머물러 있다가 지난 10일 역대 가장 높은 2억6000만원(13층)을 기록했다. 다른 면적보다도 가장 급격하게 가격 상승이 일어났다. 청백4단지도 마찬가지로 40㎡가 지난 9일 신고가 2억70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앞서 정부는 7·10대책을 발표하면서 1억5000만원 이하 주택을 생애 최초로 구입할 땐 나이와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취득세를 전액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나름의 당근책이었으나 서울 아파트 구입 희망자 중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전체 가구 수의 0.03%에 불과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약 125만가구 중 매매가격 1억5000만원 이하는 단 318가구뿐이다.
2억원 미만 아파트도 더 감소한 마당에 정부가 내놓은 이 같은 실수요자 대책은 더욱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바람에 서민 주거용 최저가 아파트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저가 아파트에 대한 취득세 면제 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교수는 또 “1억5000만원은 턱도 없고 적어도 3억원대까지는 가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