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서면질의 답변
“국보법 유지돼야…천안함은 北 소행”
“임명되면 北도발 조기경보기능 강화”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27일 자신이 과거 ‘평양대사가 꿈’이라고 말한 데 대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지난 2017년 4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 “솔직히 안 후보가 대통령이 돼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초대 평양대사나 한 번 해봤으면 하는 게 꿈”이라고 한 바 있다. 이 말은 박 후보자가 국내 대표적인 대북 햇볕론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역할을 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에서 “그 당시 ‘평양대사’ 발언은 남북대화 중단 등 남북관계가 후퇴하고 군사적 긴장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자는 국정원장으로 임명되면 할 일을 놓고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조기 경보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에 대해선 “북한이 대남 적화 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엄중한 안보 현실"이라며 "형법만으로 대남공작 대응에 한계가 있어 국보법 유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헌법재판소에 국보법 제2조(정의), 제7조(찬양·고무 등)에 대한 위헌제청·헌법소원 등 10건이 청구돼 있다”며 “향후 헌재 결정에 따라 (국보법)개정 필요성 등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천안함 사건’에는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신뢰한다”며 “본인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수차례 동일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는 “김정일이 지난 2009년 8월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과 면담했을 때 재발방지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금강산 관광 재개시에는 국민이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도록 보다 철저한 신변안전보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북한이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을 두고는 “일방적인 연락사무소 청사 폭파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놓고는 “북한 위협에 대비하고 우리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미 양국 합의에 따라 배치된 것으로 안다”며 “(철거 문제는)국가 안보와 국익을 감안해 양국 간 긴밀한 협의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연기·축소에 관련해선 “한·미연합훈련은 실시가 원칙이나, 한·미 공히 북한과 특수한 상황에 놓인 만큼 양국 정부 합의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