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최고세율 45% 대상자 1만1000명 수준”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고 개인 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증권거래세 인하 시점을 1년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세법개정안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45%로 높이기로 한 것을 두고 "코로나19 여파가 비교적 크지 않고, 담세여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아주 제한적으로 최고세율을 부과한다"며 "영향을 받는 분들은 1만1000명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 금융세제 개선 방향을 발표하며 2022년부터 증권거래세를 0.25%에서 0.23%로 인하하겠다고 했으나 당장 내년부터 내리기로 수정했다.
또 연 소득 10억원 이상 고소득층에 대한 최고세율을 현행 42%에서 45%로 인상하기로 했다.
다음은 홍 부총리, 임재현 세제실장과의 일문일답.
-소득세 최고세율을 45%로 올린 이유는?
▶(홍 부총리) 1분기 근로소득이 줄어든 반면 소득 5분위 배율은 악화했다. 코로나19의 파급영향이 비교적 다른 분위에 크지 않고, 담세여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아주 제한적으로 최고세율을 부과했다. 소득세 최고세율 45%의 영향을 받는 분은 근로소득세를 내는 이 가운데 0.05%, 1만1000명만 해당한다.
세수가 늘어나는 효과는 9천억원 정도다. 일명 '3050'클럽 국가 중 대부분은 이와 유사한 구조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증권거래세를 전면 폐지할 것인가.
▶(홍 부총리) 주식시장 활성화, 개인 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증권거래세 인하 시점을 1년 앞당겼다. 지금으로선 증권거래세가 2023년까지 0.1%포인트 인하되는 것까지만 결정되어 있다.
세제 개편은 조세 중립적으로 하려 노력했다. 세수가 늘어나는 항목만 따로 증세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지적이 아니다.
-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은 정부가 20년 넘게 유지해 온 '넓은세원 낮은세율' 원칙을 포기하는 것인가.
▶(홍 부총리) 조세정책 전반에 있어서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은 유지될 것이다. 개인 소득세 최고세율 등으로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게 1조8700억 정도, 서민·중산층·중소기업에 대한 세제 감면 효과는 1조7700억원가량이다. 늘어나는 세수와 줄어드는 세수가 비슷하게 했다. 소득세를 내지 않는 계층이 상당히 있지만, 그 부분은 단계적으로 해소하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
-금융투자소득 관련 기본공제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한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 아닌가. 증권거래세 폐지 계획은.
▶ (임 실장) 금융투자소득이라는 과세체계가 한국 소득세 역사상 처음 시작되는 것이다. 이번에 도입을 한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거래세 폐지 계획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한국은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를 매기지 않고 거래세만 부과하다 소득세로 과세대상을 넓히며 대신 증권거래세는 낮췄다. 기본공제 5000만원 이하 구간에서는 증권거래세만 부담한다. 금융투자 소득세와 증권 거래세는 이중과세라고 말하기 어렵다.
-부자 증세 기조가 뚜렷하지 않나.
▶(임 실장) 전년 대비 세수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순액법으로 계산하면 세수가 600억∼700억원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기준연도 대비 증감을 보여주는 누적법으로 계산하면 세수 증가분이 마이너스(-)다. 정부가 부자 증세를 목적으로 개편했다면 누적법으로 계산했을 때도 세수가 늘어난다고 나와야 한다. 그러나 순액법으로는 700억원 세수가 늘어나지만, 누적법으로 계산하면 마이너스다. 이것을 어떻게 증세라고 할 수 있겠는가.
-종합부동산세율이 인상되면서 나타나는 세수 증대 효과는
▶(임 실장) 세수효과를 추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다주택자의 종부세, 양도세를 대폭 강화했는데 취지는 현재 보유 현황을 그대로 유지하며 증세하자는 게 아니다. 증세를 통해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하게 해 다주택자들의 주택 보유를 줄이려는 게 취지다. 현재 다주택 보유현황 그대로 양도세율, 종부세율을 적용하면 숫자가 엄청나게 커지나 이는 맞지 않는다.
이렇게 증세할 경우 다주택자가 얼마나 주택을 내놓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주택이 매물로 나와 시장에서 양도된다고 보고 종부세를 인상했다.
- 연도별 조세부담률, 국민부담률을 알 수 있는가
▶ (임 실장) 산출하기 어렵다. 향후 5년간의 국내총생산(GDP)이 나와야 이를 고려해 계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