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코드 ‘목표 절반’ 800억 투자

부채비율 3년내 300% 이하로 감축

미래 신사업 위해 기초체력 다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준 회장(사진) 효성그룹 회장이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주력사업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축소했다.

이른바 현재 ‘잘 나가는 사업’에 대한 투자규모를 줄이고 그 재원을 미래 사업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최근 주력 계열사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투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에 대한 투자를 절반으로 감축했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500% 이하로 감축한다. 효성첨단소재는 아울러 향후 3년간 부채비율을 300%까지 낮추는 재무구조 개선안을 수립했다. 미래 신사업 육성을 위해 선제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이같은 움직임은 수소 비즈니스와 첨단화학소재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 중인 효성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효성첨단소재 경영진은 최근 이사회에서 ‘첨단소재 부채비율 감축방안’을 각 이사진들에 보고했다. 경영진은 현재 500%를 훌쩍 뛰어넘는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향후 투자 현금 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는 조 회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정은 2028년까지 탄소섬유 부문에 대해 1조원의 투자 계획이 예정돼 있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기초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재 효성첨단소재의 1분기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4177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는 2조3086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552.7%에 이르고 있다. 2018년 인적 분할 당시의 443.9%보다 100%포인트 이상 높아져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부채비율 감축을 위해 하반기 예정된 1600억원의 타이어코드 증설 투자 금액을 800억원으로 절반 줄인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전방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투자 금액을 줄이기에 적기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의 주력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절반으로 줄여 미래 신사업 투자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한 것으로 해석된다.

효성첨단소재는 다만 별도의 자산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영업이익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고, 지출되는 투자 비용을 줄여 점진적으로 자본을 늘리고 부채를 상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1차적으로 부채비율을 500% 이하로 줄이고, 향후 3년 간 300%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이같은 대응은 미래 신사업 투자에 대한 중단 없는 투자를 감행하기 위한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 회장의 탄소섬유 및 수소 부문의 신사업 비전과도 궤를 같이 한다. 조 회장은 지난해 전주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공장에서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 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키로 했다. 조 회장은 이를 통해 현재 글로벌 11위 수준의 점유율을 2028년까지 3위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20억달러 규모인 세계 탄소섬유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커져 2030년엔 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는 또한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수소경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1 수준으로 ‘꿈의 첨단소재’라고 불리는 탄소섬유는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다.

효성은 지난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수소 연료탱크용 탄소섬유 개발 및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최근 세계적 화학기업인 린데기업과 손잡고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2022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기로 하는 등 수소 비즈니스를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매년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이 창출되고 있는 만큼 투자 금액 축소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의 CNG 충전용기 글로벌 1위 업체가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물량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기업에서 추가적으로 물량이 추가된다면 하반기 흑자 혹은 추가되지 않더라도 손익분기점 달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