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사회안정과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 원리이자 상식이다. 불평등이 심화하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위기에 직면했을 때 국가적 에너지를 결집하는 데에도 방해가 된다. 경제적으로는 수요를 위축시켜 성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불평등이 특권이나 부정부패, 투기를 통한 불로소득에서 기원했을 경우 부작용이 심각하다. 상속이나 권력을 이용한 특권 또는 특혜, 부정부패는 자원배분을 왜곡한다. 주택이나 토지와 같은 부동산 투기는 사회구성원의 근로 또는 사업 의욕을 꺾고 사회적 불만을 고조시키기도 한다. 때문에 이런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각국은 다양한 법률·세제·정책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불평등이 여기에서만 기원하는 것은 아니다. 거꾸로 긍정적인 이유로 나타나는 불평등이 있다. 특히 자본주의와 이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불평등도 늘어난다. 이른바 성공에 의한 불평등이다. 신기술 개발이나 혁신을 통해 사업에 성공할 경우 막대한 부(富)를 축적할 수 있고, 이것이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발전할수록, 물론 이에 비례해서 상속 또는 자산 투자를 통한 소득도 증가하지만 성공에 따른 불평등도 증가한다.
소비자의 행동 분석과 빈곤 및 복지에 대한 연구로 201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처럼 성공에 의한 불평등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주장한다. 경제혁신과 기업가정신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도 심각한 불평등은 사회발전을 저해한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복지와 조세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일부 보수학자가 이를 마치 불평등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것처럼 오역해 파문을 일으켰던 것은 부끄러운 일로 남아 있다.
최근 부동산 세제를 둘러싼 논란은 차원이 다른 불평등의 기원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데서 연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을 매매해 실현한 차익, 즉 불로소득에 부과하는 것이므로 중과할 필요가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 원칙과 조세 정의에도 부합한다. 세율은 경제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고, 지금처럼 투기가 횡행하면 세율을 높일 필요가 충분하다.
하지만 종합부동산세는 성격이 다르다. 물론 이 역시 경제 정책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투기와 불로소득 억제를 위해 고가 주택이나 다주택 보유자라는 이유로 세금을 중과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종부세의 기준이 되는 부동산 가격은 미실현된 것으로, 불로소득과는 성격이 다르다. 사업에 성공해 근로 또는 종합소득세 등을 꼬박꼬박 내고 취득한 부동산에 부과하는 종부세는 이중 과세가 아닐 수 없다. 조세 원칙이나 형평성, 조세 정의와도 거리가 있다. 이들의 불만은 당연하다.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노동이나 사업 혁신 등을 통해 벌어들인 부의 가치를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종부세를 부과하더라도, 1주택이든 2주택이든 그동안 납부한 소득세에 비례하는 재산에 대해선 면세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불로소득은 철저한 과세를 통해 엄단하되, 사회와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정상적인 부의 창출과 향유권은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