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미투 관련 당 대응 질문에 기자 질타
김부겸 “유가족들 위로의 말 들을 상태 아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지난 9일 실종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정치권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여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낮 12시께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설훈 최고위원, 박주민 최고위원, 윤호중 사무총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조문을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나 “(고인은) 70년부터 민주화운동 하면서 40년을 함께해온 오랜 친구”라며 “친구가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서 참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비통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불모지였던 우리 사회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 동안 잘 이끌어왔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고 나니 애틋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나라를 위해서, 서울시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뒷받침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고인에 대한 성추문 의혹 등에 대해 당 차원의 대응을 하느냐”는 현장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얘기라고 합니까”라며 고함을 쳤다. 이어 기자를 한동안 노려보더니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화를 냈다.
반면 다른 민주당 의원 및 정치인들은 성추문 의혹에 곤혹스러운 표정과 함께 말을 아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해당 질문에 “법적으로 공소권이 없는 것으로 정리됐고. 언급할 말이 따로 없다”며 원론적으로 답했다. 대답 자체를 피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오후 1시께는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빈소를 찾았다. 조 교육감은 “삶을 포기할 정도로 가혹한 그런 박원순이 저는 원망스럽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노회찬 동지가 갔을 때 가슴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제 평생 또 다른 가슴의 블랙홀을 세 개나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 같다”고 탄식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조문을 마치고 나오며 “당내든 어디든 간에 (그린벨트) 고민을 나눴던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 너무 황망해서…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오전 11시50분께에는 전날 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 전 의원은 “유족들이 마음 상태가 위로의 말을 들을 상황이 아니다”라며 “따님이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이 보낸 조화가 배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