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회유·협박 가능성”… 범행 인정

‘성폭행은 거짓’ 피해자 탄원서 냈지만…대법원, 친딸 강간 40대 유죄 확정
대법원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친부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대법원이 그대로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강간,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상 친족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모(44)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최씨에게는 5년 취업제한과 4년 보호관찰이 함께 부과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제출한 탄원에서 ‘강간한 사실이 없는데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기록상 피해자의 1심 진술 등 신빙성을 인정하는 근거를 비롯해 친족관계에 의한 성범죄를 당했다는 미성년자 피해자의 진술은 최씨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 가족들의 회유와 협박 등에 의해 번복되거나 불분명해질 수 있는 특수성을 갖고있다는 점을 고려할때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할 명백한 증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2018년 1월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5월 친딸이 자신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허위진술을 수사기관에 했다며 무고 혐의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이 일관되고,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봤을 때도 사건 당시 심리상태나 부가정보를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신고를 곧바로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사건 발생 직후 자신이 친부를 교도소에 가도록 만드는 것이 싫었고, 중학생 때 사고를 쳐서 최씨의 생활에 피해를 많이 줘 현재 생활까지 망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으며, 신고를 하게 되면 어디에서 지내야 할 지 막막해 곧바로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봤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