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장 취임…2세 경영 시대 개막

DB그룹이 2세 경영의 닻을 올렸다.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45)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1일 DB그룹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동안 그룹 회장직을 맡아 온 이근영 회장에 이어 이날 DB그룹의 수장에 오른 김 회장은 금융 기반의 그룹 경쟁력을 수성하면서 DB하이텍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성장 기반을 재건시켜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 받았다.

김 회장은 2009년 동부제철 차장으로 입사해 2013년 동부팜한농, 2015년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역임했다. 외국계 경영컨설팅회사인 AT커니에서 일하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경영이론이 풍부하며 다양한 실무경험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이 이끌 DB그룹은 전신인 동부그룹 시절 한때 재계 서열 17위까지 올랐으나 장기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재계 3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DB그룹의 금융부문 포함 자산규모는 66조원이며, 매출액은 21조원이다.

구조조정을 거쳐 그룹은 금융과 제조서비스 부문으로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상태다. DB금융그룹은 DB손해보험을 중심으로 DB금융투자, DB생명보험, DB캐피탈, DB엠앤에스로 이어진다. 또 제조업 기반으로는 DB Inc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DB하이텍과 DB FIS, DB메탈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DB손해보험(9.01%)과 DB Inc.(16.83%)의 최대주주다. 김 신임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총을 거쳐 그룹 제조서비스부문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DB Inc.의 이사회 의장도 겸임하게 된다.

12년 간 그룹에서 다양한 업무를 맡으며 경영에 참여해 온 김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디지털 역량 강화를 적극 주문했다. 그는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히고, “앞으로 DB를 어떠한 환경변화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각 사 경영진과 임직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과 온택트(ontact) 사업역량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기업 문화의 혁신에 대한 주문이 이어졌다. 김 회장은 “기존의 관행과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유연하게 접근하며, 빠르게 실행하는 기업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젊고 역동적인 조직,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실행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 미래를 위한 성장 발판들을 하나씩 만들어가겠다”라며 “특히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사업은 기존 사업의 연장이나 연관 사업의 진출과 병행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업을 치밀하게 연구해 새로운 업을 창업한다는 자세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