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주관적인 행복감을 좌우하는 삶의 만족도가 소득과 비례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이 높아질수록 만족도도 높아지지만, 월 소득 400만~500만원을 넘으면 만족도가 정체하거나 오히려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는 월 소득 300만~400만원에 이르면 기초적인 생활을 영위할 경제적 물적 토대가 어느 정도 충족되지만, 그 이상이 되면 경제적인 여유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요소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인 경우 경제적 여유에도 불구하고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통계청의 ‘2019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중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60.7%로 전년(63.7%)보다 3.0%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실질경제성장률이 2.0%를 기록하고, 원화 기준 1인당 명목 국내총소득(GNI)이 3744만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소비자물가는 0.4%, 생활물가지수는 0.2% 올라 안정적이었다.
삶의 만족도를 성별로 보면 여자(62.0%)가 남자(59.5%)보다 2.5%포인트 높았다. 전년과 비교하면 남자는 2018년 62.6%에서 3.1%포인트 낮아졌고 여자는 65.0%에서 3%포인트 낮아졌다. 이전의 조사에서도 여자의 만족도가 남자보다 높았지만, 그 격차는 5~6년 전에 비해 다소 줄었다.
만족도를 소득수준별로 보면 월 소득 300만~400만원까지는 소득이 올라갈수록 만족도가 빠르게 올라가는 추세를 보였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의 경우 41.4%로 삶의 만족도가 매우 낮았고, 100만~200만원은 47.9%, 200만~300만원은 54.6%, 300만~400만원은 63.2%로 뛰어 올랐다.
하지만 월 소득 400만~500만원의 경우 만족도가 63.9%로 거의 정체하는 모습을 보였고, 500만~600만원은 오히려 60.6%로 하락했다. 600만원 이상이 되면 만족도가 67.0%로 다시 올랐다.
전년과 비교하면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의 만족도가 2018년(49.3%)에 비해 7.9%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500만원대 소득계층의 만족도도 2018년(66.2%)보다 5.6%포인트 감소했다. 이어 200만원대와 600만원 이상 계층의 만족도가 각각 4.1%포인트 하락했고, 300만원대(-2.2%포인트), 400만원대(-1.2%포인트), 100만원대(-0.8%포인트)는 1~2%포인트 감소했다.
삶의 만족도는 경제적 여유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여건 및 욕망의 크기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전체 삶의 만족도가 60% 수준이라는 점은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며, 특히 저소득층의 소득향상이 만족도 향상을 위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중산층 이상에 해당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월소득 500만~600만원 계층의 삶의 만족도가 평균을 하회하고, 월소득 300만~400만원 계층보다 낮다는 점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적 토대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여건의 개선, 과도한 욕망의 조절 등이 필요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