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길모어를 꿈꾸는 디섐보. [사진=PGA투어]
해피 길모어를 꿈꾸는 디섐보. [사진=PGA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개월 만에 재개된 PGA투어에서 단연 주목받는 선수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다. ‘필드의 물리학자’로 불리는 디섐보는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된 사이 체중을 9kg이나 불렸다. 지난 가을부터 따지면 8개월 사이 무려 20kg 가까이 몸무게를 늘렸다. 현재 체중은 106~108kg 정도. 이런 극단적인 벌크 업(bulk up)의 이유는 단 하나, 더 강해지기 위함이다. 디섐보는 영화 ‘해피 길모어’의 주인공처럼 똑바로 400야드 이상 날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체중을 20~25파운드(9~11kg) 늘려 헤드 스피드를 20~25마일(32~40km) 늘리는 게 더욱 구체적인 목표였다. 1996년 제작된 영화 '해피 길모어'는 실패한 아이스하키 선수가 괴력의 장타를 날리는 코미디 영화다 이를 위해 투어 공백기에 매일 오전 라운드, 오후 체력훈련을 했다. 그 결과 체지방의 증가 없이 몸무게를 늘렸다. 또한 헤드 스피드를 190~195마일로 끌어올렸다. 장비도 손을 봤다. 샤프트 강도를 강화했고 장타 대회에 나가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로프트 5.5도 짜리 드라이버를 선택했다. 그 결과 지난 주 찰스 슈왑 챌린지에서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323.8야드를 기록해 장타 1위에 올랐다. 디섐보는 성적도 좋았다. 1타 차로 연장전에 나가지 못했으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선 동반 플레이어인 장타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거리에서 압도했다. 매킬로이는 경기후 “캐디와 얼굴을 마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디섐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리가 많이 나갔다”고 놀라워했다. 하지만 정확도까지 향상시키지는 못해 페어웨이 적중률 121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대회 코스인 콜로니얼CC의 페어웨이 폭이 좁아 러프 지역으로 볼을 자주 보낸 결과였다. 디섐보는 19일(한국시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힐튼 헤드의 힐튼헤드 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RBC 헤리티지 첫날 4언더파 67타로 공동 16위에 올랐다. 노보기에 버디 4개를 잡은 디섐보는 7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나선 이안 폴터(잉글랜드), 마크 허바드(미국)를 3타 차로 추격했다. 디샘보는 이날 2번홀(306야드)과 9번홀(332야드), 10번홀(311야드), 15번 홀(304야드), 16번 홀(335야드)에서 300야드 이상을 날렸다. 하지만 이번 주에도 대회 코스의 페어웨이 폭이 좁아 장타 본능을 맘껏 발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1라운드에서 디섐보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289야드에 불과했다. 디섐보는 경기를 마친 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맘껏 드라이버샷을 휘두르며 경기 중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다. 마치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티샷하는 여자 장타자인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가 경기후 연습장에서 분풀이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것과 비슷했다. 디섐보는 "우린 매주 다른 코스에서 경기한다. 페어웨이가 좁은 코스에선 맘껏 휘두르기 보다는 편안한 샷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한국선수들은 RBC 헤리티지 첫날 전원 오버파로 부진했다. 김시우와 강성훈, 이경훈이 1오버파 72타, 임성재와 최경주는 2오버파 73타, 안병훈이 3오버파 74타로 부진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