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SPA시장 위축에도
올해 매장수 18%↑…100개점 돌파
1020세대 집중타깃 협업제품 인기
비즈니스·키즈 등 구매연령층 확대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있는 스파오 매장은 오후 1시 전후에 가면 출입증을 목에 건 남성들로 북적댄다. 이들은 점심식사를 막 마치고 매장을 둘러보려고 온 남성 직장인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다른 SPA(제조·유통 일괄형) 매장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들이 주로 보는 제품은 셔츠·자켓과 같은 비즈니스 캐주얼 옷들이었다.
이곳은 이랜드월드가 지난 달 22일 오픈한 스파오 플래그십 매장이다. 코엑스몰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을 공략하고자 코엑스몰에 2400㎡ 규모로 개장했다. 스펀지밥, 펭수처럼 귀여운 캐릭터 의류가 가득한 기존 스파오 매장과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속옷부터 해리포터 티셔츠, 오피스룩까지 없는 게 없다. ‘직장인이 입을 만한 옷’이 있는 자라나 민무늬 티셔츠처럼 ‘기본 상품’이 많은 유니클로처럼 한 가지 콘셉트로 매장을 구성하지 않은 것. 현장에서 만난 직원은 “이 매장에 오면 모든 종류의 옷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SPA 시장에서도 스파오는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등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SPA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적은데다 가성비, 캐릭터 전략으로 10·20대 고객을 잃지 않은 덕이다. 스파오는 온라인 고객층이 명확하다고 판단, 자사 온라인몰,이커머스를 통해 10·20대를 집중 공략했다. 캐릭터 협업 상품들로 이뤄진 ‘스파오 프렌즈’를 메인 홈페이지에 별도 카테고리로 구성했다. 펭수 캐릭터 티셔츠도 1만5900원에 살 수 있도록 가격을 합리적으로 낮췄다.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 수도 적극 늘리고 있다. 6월 현재 스파오 매장은 총 109개로, 올해 처음으로 100개를 돌파했다. 경쟁사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는 동안 스파오는 오히려 지난해(92개)보다 18% 늘린 것이다. 스파오는 지난 2018년부터 효율이 좋지 않은 매장들은 정리하고, 그보다 많은 새 매장을 열고 있다.
특히 500평대 이상 대형 매장을 여는 데 적극적이다. 100평·200평대 매장에서는 기능성 의류 라인이나 지난 4월에 런칭한 키즈 라인처럼 새롭게 선보이는 라인들을 보여주기에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서다. 스파오는 코엑스뿐만 아니라 지난해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1719㎡(520평대)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열었다.
스파오가 선전하는 이유는 트렌드에 맞는 캐릭터 협업 상품을 시의적절하게 기획하는 강점 덕이다. 10·20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캐릭터를 놓치지 않고 작업해 신상품을 내놓는다. 젊은 층의 지갑 사정을 고려해 가격도 합리적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이 친숙한 이들을 공략해 온라인에 상품을 선출시한다. 지난해 내놓은 펭수, 기생충 협업 상품들은 자사몰 등 온라인 채널에 먼저 선보이고 오프라인 매장에 진열했다.
캐릭터 상품의 성공에는 20대로 구성된 콜라보셀팀의 공이 크다. 해당 부서는 32살 팀장과 20대 사원 9명으로 이뤄져 있다. 가장 나이가 어린 팀원은 25살이다. 스파오는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젊은 사원을 적극 배치하고 자율권을 부여했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어떤 캐릭터와 협업하면 좋을 지 SNS에 묻는 등 밀레니얼 세대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2016년 당시 29살이었던 사원 한 명이 담당하던 콜라보셀팀은 현재 그 능력을 인정받아, 4년 만에 10명이 모인 대형 부서가 됐다.
남은 과제는 고객 연령층 확장이다. ‘1020대만 가는 브랜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객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여러 카테고리가 필요하다. 스파오 관계자는 “2009년 설립 초창기에는 고객층 확보를 위해 10·20대 상품에 충실했었다”이라며 “사업이 안정화된만큼 20·30 직장인을 겨냥한 비즈니스 캐주얼부터 기능성 의류, 키즈 상품까지 다채로운 상품들로 모든 연령층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