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익두산위브 미회수 채권 등

신설사 밸류그로스로 이전

두산인프라 등 677억 추가 출자

두산건설 사옥 [두산건설 제공]
두산건설 사옥 [두산건설 제공]

두산중공업의 100% 자회사인 두산건설이 부실 자산에 대한 물적분할을 단행하며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낸다. 물적분할을 위해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는 677억원을 출자한다. 두산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 두산인프라코어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 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6일 두산건설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일부 자산과 부채, 계약을 신설회사 밸류그로스에 넘기는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모회사가 100% 지분을 가지게 되는 물적분할은 통상 매각을 앞두고 알짜자산과 부실자산의 정리 과정에서 단행되고 있어, 이번 물적분할은 두산건설의 분리 매각을 염두에 둔 과정으로 해석된다.

‘두산위브’ 브랜드를 지닌 두산건설의 통매각이 여의치 않자, 시장에서 수요가 탄탄한 자산 만을 대상으로 한 신속한 매각을 통해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려는 의지를 대내외에 분명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적분할을 통해 밸류그로스로 넘어가는 자산은 미회수 채권이 있는 인천 학익두산위브아파트, 일산제니스 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미분양으로 공사대금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곳들로, 두산건설 재무건전성 악화의 ‘걸림돌’로 꼽혀 왔다.

특히 이 가운데 일산 두산위브제니스는 대규모 미분양에 따라 두산건설의 부실을 초래하며 두산중공업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부른 장본인으로, 이는 결국 그룹의 중간지주사인 두산중공업의 동반 부실을 부른 바 있다. 지난 10년간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현물출자 등 자본 확충 명목으로 두산건설에 투입한 금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물적 분할으로 두산건설은 자산 2조2300억원, 부채 1조7800억원의 기업이 된다. 밸류그로스는 자산 2500억원, 부채 800억원이다.

신설회사 주식 중 보통주 69.5%는 두산건설이 갖고 종류주식 30.5%는 두산큐벡스에 800억원에 매각한다. 이를 위해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큐벡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366억8000만원과 309억9000만원을 출자했다. 두산큐벡스는 두산건설 레저사업이 분사한 회사로, 춘천 라데나골프클럽 등을 운영하며 두산중공업(36.3%)과 ㈜두산(29.2%) 등 계열사가 지분을 100% 갖고 있다. 앞서 두산건설은 올해 3월 두산중공업에 흡수합병되며 상장 폐지된 바 있다.

이번 물적분할로 두산건설의 분리 매각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일찌감치 매각을 진행 중이던 두산건설은 ‘두산위브’ 브랜드의 가치에 매력을 느낀 매수자들의 다수 있었지만, 보유 부실자산의 부담으로 매각이 성사되지 못해왔다.

두산건설의 잠재 매수자군으로는 지방 소재 중소형 건설사와 부동산 디벨로퍼,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산건설과 함께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작업도 진행키로 했다.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남기고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 만을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 후, 투자회사를 두산중공업이나 두산그룹이 합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매각 가격으로 대략 6000억원 선이 점쳐진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성사 가능성을 다소 낮게 점치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단시일 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난해 건설기계 연결 영업이익의 62.9%를 차지했던 두산밥캣을 분리할 경우 두산인프ㅁ라코어는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산인프라코어는 1분기 말 기준 별도 차입금이 2조9000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 2442억원의 12배에 이를 뿐 아니라, 중국 법인(DICC) 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7196억원 규모의 소송이 진행 중으로 인수 금액 대비 소송 리스크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