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하루 만에 경찰 고발ㆍ법인 취소 단행

교류협력법 외 항공안전법ㆍ공유수면법 추가

통일부, 눈에 띄게 달라진 기민한 행보 눈길

북한은 13일 전날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담화에 이어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담화를 통해 대남비난공세를 이어갔다. 권 국장은 남측이 한반도 비핵화를 논할 신분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연철 통일부장관. [연합]
북한은 13일 전날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담화에 이어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담화를 통해 대남비난공세를 이어갔다. 권 국장은 남측이 한반도 비핵화를 논할 신분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연철 통일부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정부는 11일 북한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대북전단과 관련해 살포를 주도한 탈북민단체를 고발하고 법인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북한이 탈북민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둘러싸고 전격전을 방불케 하는 행보 속에 남측을 압박하고 나서자 통일부도 대북전단 규제 속도전으로 화답한 셈이다.

▶이전과 달라진 ‘비승인 물품’ 판단=통일부는 이날 “정부는 오늘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의 대북전단 및 페트(PET)병 살포 행위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며 “또 정부는 오늘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 측에 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 계획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전날 대북전단 살포 탈북민단체를 고발하기로 결정하고 법인 취소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에 발 빠르게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를 시작으로 5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 8일 대남사업부서 사업총화회의, 그리고 9일 조선중앙통신 보도 형식을 통해 대남사업의 대적(對敵)사업 전환 방침 및 정상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 차단·폐기 방침을 밝히는 등 연일 공세를 펼쳤다.

통일부가 해당 단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하면서 적용한 법률은 남북교류협력법을 비롯해 항공안전법과 공유수면법 등이다.

통일부는 “두 단체의 대북전단 및 PET병 살포행위가 남북교류협력법, 항공안전법, 공유수면법 등에 대한 위반이 의심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향후 경찰 수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교류협력법과 관련 물품 등을 반출할 경우 통일부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제13조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통일부는 이전과 달리 이번에 미승인 물품 반출로 본 데 대해 물자 규모가 과거에 비해 커졌고 전단뿐 아니라 PET병을 활용한 쌀과 USB, 미국 달러, 소형라디오 등으로 다양해진데다 열기구와 소형이동물체 등 전달방식도 발달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항공안전법과 관련해선 기구류 및 무인비행장치 등 초경량비행장치 종류와 용도, 개인위치정보 수집 가능 여부 등을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신고토록 한 제122조와 초경량비행장치를 비행제한공역에서 비행하기 앞서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한 제127조를 적용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각각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또 공유수면법과 관련해선 공유수면에서 폐기물을 비롯해 해양수산부에서 정하는 오염물질을 버리거나 흘러가지 못하도록 한 제5조를 적용했다.

이를 어길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법인 허가 조건 위배·공익 침해”=이와 함께 통일부는 같은 날 소관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돼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 법인 취소 절차에도 착수했다.

통일부는 이날 이들 단체에 설립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 계획을 전달했다며 이달 중 청문을 실시해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두 단체 모두 대북전단 살포라는 법인 설립 당시 목적 외 사업을 수행하고 설립허가 조건에 위배되며 공익을 침해해 민법상 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인 등록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정부의 통일정책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북한의 실상을 홍보해 한반도 평화통일에 이바지, 큰샘은 탈북청소년에 대한 교육을 통해 평화통일에 이바지하는 것을 각각 목적으로 명시했다.

그런데 대북전단 살포는 이 같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또 두 단체 모두 정부의 통일정책이나 통일추진 노력에 저해가 되는 활동이나 사업을 했을 경우를 취소 조건으로 명시했기 때문에 허가 취소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