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간 숙주’ 천갑산, 한의학 약재로 사용 금지
혈액순환 촉진, 염증감소 효능…무분별한 사냥으로 개체 90% 감소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간 숙주로 추정되고 있는 천갑산이 코로나19 사태 덕에 멸종 위기에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맞고 있다. 천갑산을 식품이나 약재로 사용하는 중국의 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가 천갑산에 대한 보호수준을 높인데 이어 약재 사용으로도 사용을 금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천갑산을 전통약재 목록에서 제외, 더이상 한의학에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천갑산을 기존 2등급에서 1급 보호야생동물로 한단계 격상했다.
천갑산의 비늘은 중국 한의학에서 약재로 사용돼 왔으며, 무분별한 사냥으로 천갑산은 급격한 개체 감소로 인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7년 야생 천갑산 사냥을 금지하고 지난 2018년에는 천갑산과 관련 제품의 상업적 수입을 중단했지만 위반시 가벼운 처벌만 내려져온 탓에 판골린에 대한 밀렵이 계속 이어져왔다. 중국 약전(藥典)에는 판골린의 비늘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기술돼 있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 약 6만 마리에 달했던 천갑산의 개체수는 현재 약 90% 감소한 상황이다. 국제 야생동물 거래 연구기관인 트래픽(TRAFFIC)도 천갑산을 멸종 위기 동물 중 하나이며 세계에서 가장 불법밀매가 많이 이뤄지는 포유류로 규정하고 있다.
세계동물보호단체의 쑨취안후웨이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판골린을 약재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면, 관련 수요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불법 사냥과 거래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결정을 반겼다.
보호단체인 천산갑 지키기의 톰 폴슨도 “중국 정부의 결정은 판도를 바꿀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행동을 바꾸는 등 다음 행보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