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호 USGTF KOREA 마스터 프로가 집무실에서 연맹 재킷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기영호 USGTF KOREA 마스터 프로가 집무실에서 연맹 재킷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기영호 마스터 프로는 몇년 전부터는 USGTF 수도권 경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영호 마스터 프로는 몇년 전부터는 USGTF 수도권 경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외국 출장길에 생긴 골프 라운드였습니다. 동반자가 카운터에서 카드 하나를 꺼내더니 회원 요금을 적용 받더군요. 거기에 자극받아 회원을 따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경기도 구리에 있는 미국계 기업 부사장인 기영호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마스터프로는 동남아, 일본 출장이 잦은 사업가다. 외국에서 자투리 시간이 생겨 골프 라운드를 하게 되면 그는 멤버 카드를 보이고 프로 대우를 받는다. 한국을 벗어나면 어떤 자격증보다도 더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기 프로는 이후 취미로 철인3종 경기를 하는 등 운동 매니아로 15년 전인 2005년에 골프를 처음 접했다. 회사 선배의 권유로 35살에 골프채라는 걸 처음 잡았다. 그리고 동네 골프 연습장을 운영하던 KPGA 티칭프로에게 배웠다. 너덧 개월 레슨을 받고 필로스 골프장에서 머리를 올렸다. 학창시절 운동을 했던 그는 골프의 재미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처음에 지인에게서 배운 골프였던 탓에 첫 일년은 90타 이내를 친 적이 없었다. 내기 골프로 한 번에 60만원 정도 잃기도 했다. 필드에 나갈 때마다 내기에서 당하는 이른바 ‘호구’ 생활을 하던 차에 ‘더 이상 안되겠다’ 각성하고 2009년에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아카데미에 등록했다. 3개월에 380만원의 비싼 레슨 아카데미를 두 번 연속 다녔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골프 연습장에 가서 집에 들어오면 한 밤인 생활이 반 년간 이어졌다. 집에서 연습장까지 78km거리를 매일 오가던 시절이었다.

지난해 8월 USGTF-KOREA 회장배 대회에서 경기위원들이 모두 포즈를 취했다. 기 위원은 맨 왼쪽, 가운데가 브랜든 리 회장.
지난해 8월 USGTF-KOREA 회장배 대회에서 경기위원들이 모두 포즈를 취했다. 기 위원은 맨 왼쪽, 가운데가 브랜든 리 회장.

이전까지 바운스, 로프트각 등 스윙 용어에 무관심했던 골프에서 동작의 원리를 따졌고, 프로가 가르쳐주는 내용을 빠짐없이 메모했던 건 지금 레슨 교습을 하는 밑바탕이 됐다. 그렇게 집중적으로 골프를 탐구하니 스코어는 80타대 초중반으로 들어왔고, 더 이상 돈을 잃지 않았다. 되레 그때부터 따기 시작하니까 내기하자던 친구들이 하나둘 사라졌다. 골프의 차원이 달라졌다. 유도 선수 출신이어서인지 드라이버 샷을 치면 대체로 웨지를 잡을 거리가 남았다. 그리고 해외 출장 가서 느꼈던 회원 혜택에 반해 USGTF 프로 자격 시험을 응시해 한 번에 따냈다. 골프가 잘 될 때 베스트 스코어가 나왔다. 서원힐스에서 기록한 7언더파 65타였다. 몇 년 전부터는 USGTF 선발전의 수도권 지역 경기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 때 멤버십이 남발되던 문제는 브랜든 리 회장이 USGTF코리아 연맹을 맡으면서 사라졌다. 그 역시 능력 있는 좋은 교습가들을 제대로 선발하는 데서 연맹이 발전한다고 믿고 있다. 2년 전에는 집 근처인 구리시 별내에 8타석 실내 연습장 마스터키 골프아카데미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아내를 가르치고, 아들을 가르치고 나아가 학교 후배들을 레슨하다 이를 부업으로 연결시켰다. 현업에서 은퇴한 뒤 제2의 인생을 골프 교습가로 연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개업하면서 ‘3년 운영하다가 안 되면 접자’는 마음가짐이었는데 그럭저럭 유지되더니 지금은 회원 200여명이 꾸준히 애용하는 동네 명소가 됐다.

기 프로는 요즘 퇴근 시간과 주말을 이용해 연습장에 들러 레슨을 한다. 평일에는 KPGA, KLPGA프로 두 명이 교대로 나와 업장을 관리한다. 스카이72 아카데미에서 열심히 적었던 골프 노트는 그에게는 중요한 교습 참고서다. 3개월, 반년으로 구성된 레슨 커리큘럼을 가지고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한 번의 과정이 끝나면 중간에 골프가 망가져도 그걸 복습하는 방식으로 짰다. 지난해는 USGTF 마스터 프로 자격증까지 땄다. 해외에서의 이용 편의로 USGTF자격증을 땄지만 교습가로의 경력은 시나브로 쌓이는 중이다. “되돌아보면 저는 너무 많은 수업료를 내고 지금의 골프에 이르렀죠. 하지만 좋은 선생을 만나면 그 길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가르치다보니 점차 노하우가 늘더군요. 누군가 150명을 가르쳐야 그때부터 교습가라고 말 할 수 있다던데 저는 세어보니 78명 됐습니다. 다행히 다들 만족한 골프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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