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서 분리된 모트롤BG 밸류업 가능할까

냉기 흐르는 솔루스 인수전…스카이레이크 재부상

[헤럴드경제 김성미·최준선 기자]두산그룹의 3조원 자구안 이행에 관심이 쏠린다. 모트롤BG와 솔루스 등 주요 계열사 매각에 전략적투자자(SI)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딜 성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탓이다. 알짜 매물들의 높은 희망가격도 빠른 딜 성사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 모트롤BG와 두산솔루스 인수전에 SI 참여가 저조하면서 딜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모트롤BG와 두산솔루스는 SI가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야 베팅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미래성장성이 높은 사업이지만 캐시카우로 키우기까지 시간 및 자금 등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트롤BG는 약 10곳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예비입찰 흥행이 점쳐졌다. MBK파트너스 등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뿐만 아니라 해외 SI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 예비입찰에 참여한 곳은 절반수준으로 전해진다. 숏리스트에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NH투자증권PE-오퍼스PE 컨소시엄 등이 이름을 남겼고, SI의 관심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I뿐만 아니라 FI 흥행도 기대 이하였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유압기기의 경우 두산 계열사 간 사업 의존도가 높아 따로 떼면 시너지를 내기 어려워 건설기계사업을 영위하는 SI가 인수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방산사업은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FI 또한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점도 흥행 저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약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모트롤BG의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500억원으로 전해진다. 멀티플 10배 안팎을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는 약 4000억~5000억원으로 분석된다. 두산은 현금 확보가 시급함에도 희망가격 5000억원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솔루스의 경우, 경쟁력의 핵심인 헝가리 전지박 공장이 언제부터 제 역할을 하게 될 지를 두고 입장차이가 크다. 헝가리 공장(올해 8월 가동)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거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막 가동됐고 증설 과제도 남아 있어 적정 수율을 달성하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PEF를 운용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수율인데, 두산 측은 1년 반 정도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원매자들은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가 상당하다. ㈜두산과 특수관계인은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 51%의 가격으로 약 1조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앞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의 단독 협상에서 거론된 가격(6000억원) 대비 50% 이상 높은 가격이다. 물론 현재 시가총액(약 1조2500억원)만 고려하면, 51% 지분에 경영권프리미엄을 붙여 1조원의 가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종 기업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을 보면, 최근의 높은 가격은 M&A 이슈로 인해 매수세가 과열된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스카이레이크가 제시했던 수준에서 가격이 정해지거나, 나아가 스카이레이크가 다시 유력 원매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당장 예비입찰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인수 의사를 접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진대제 회장이 직접 헝가리 공장을 실사했고, 이를 토대로 가격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두산 측이 느끼는 시간 압박이 커지면 결국 스카이레이크와의 단독 협상이라는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