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찰력 과도 축소는 ‘법과 질서’ 훼손 규정

법집행관과 백악관 회동서 “경찰 해체도 않을 것”

바이든, 공세 방어하며 정부의 경찰 개혁 부진 역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법집행관과 면담, “경찰 예산을 끊지도 않을 것이고, 경찰도 해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법집행관과 면담, “경찰 예산을 끊지도 않을 것이고, 경찰도 해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찰 예산·개혁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찰관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경찰 예산을 끊어라(Defund the police)’ 운동이 미국 사회의 화두로 떠올라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운동을 극좌파의 경찰 폐지론으로 확장,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에 동조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경찰 예산을 끊어라’ 운동에 반대한다고 발표, 방어막을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법집행관들과 만나 “경찰 예산을 끊지 않을 거고, 경찰도 해체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시도를 하는 도시들이 있고 아주 슬픈 상황인데, 경찰은 아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행사 전 트위터엔 “급진 좌파 민주당이 미쳤다”며 “올해는 우리나라 범죄발생 건수가 사상 최저치인데 급진 좌파 민주당이 경찰 예산을 끊고 폐지하려고 한다. 미안하지만 나는 법과 질서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경찰에 대한 예산 축소를 요구하면 법과 질서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부류로 몰아 보수층의 결집을 도모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자, 범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인물이란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것이다. 민주당 주도의 경찰 개혁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찰 예산을 끊어라’ 운동을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무기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노림수를 피해가는 모양새다. ‘경찰 예산을 끊어라’ 운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거캠프의 앤드류 베이츠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 “몇달 전 형사사법 제안에서 명확하게 밝힌 것처럼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찰 예산을 끊어선 안 된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지역사회 경찰 치안을 위해 3억달러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던 걸 상기시킨 것이다. 경찰 개혁의 긴급한 필요성에 대해서도 지지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이날 폭력 등 위법행위를 한 경찰의 면책특권을 제한하고, 피해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걸 골자로 한 경찰 개혁 법안을 발표했다. 초안은 흑인 의원이 주축된 의회 내 블랙코커스 회원이 마련했고,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가 발표했다. 경찰의 불법 행위를 처벌하는 법무부의 권한 확대와 경찰의 위법 행동이 있으면 이전엔 고의성을 피해자가 입증해야 했지만 무분별하게 권리가 박탈됐다는 것만 보여주면 되도록 법을 바꾸겠다는 내용 등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과 트럼트 대통령이 이 법안을 얼마나 받아들일진 불투명하다고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 측은 반격도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역사회 경찰을 위한 예산 지원이나 개혁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베이츠 대변인은 “변화해야 한다는 걸 인식한는 경찰이 전국에 많지만 재원이 여의치 않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사실상 그런 재원을 얻는 걸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의 경찰개혁 법안 관련, “아직 보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집행 과정에서 제도적 인종차별이 있다고 믿는지 여부를 기자들이 묻자 즉답을 피한채 “대통령은 대부분의 경찰은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