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시장 안정, 금리하락

연 2%대 안정 수익 가능

은행신탁, 공급확대 한창

시장 불안시 손실위험 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코로나19 충격으로 된서리를 맞았던 레포(Repo) 펀드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원천인 일반채권과 환매조건부채권(RP) 간 금리차이(spread)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동안 레포펀드 설정을 중단했던 시중은행도 판매를 재개할 조짐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증권사 내부(inhouse) 헤지펀드와 레포펀드 판매를 위한 논의에 돌입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사모펀드 판매가 위축되자 신탁부를 통해 레포펀드를 공급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레포펀드 설정액은 6조4000억원 규모다.

레포펀드는 단기간에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기관과 ‘큰손’ 투자자들에게 각광받았다. 구조는 단순하다. 증권사는 펀드를 통해 모인 자금으로 발행이 잦고 거래가 많은 단기 금융채나 기업어음(CP) 등의 신용물을 매입한 뒤 이를 담보로 국공채를 빌린다. 이후 이 국공채를 담보로 현금을 조달하고, 다시 신용(credit) 시장에서 다른 회사채 등을 매수해 차익을 얻는다.

보통 담보증권의 신용등급이 낮거나, 차입자의 신용위험이 높을수록 높은 추가담보비율(hair-cut)이 적용된다. 통상 100억원어치 CP를 사면 증권사들은 국공채를 75억원 안팎으로 차입할 수 있다. 75억원 국공채를 담보로 기관간 RP시장에 가서 현금을 조달(RP 매도)할 때에는 70억원 가량을 차입할 수 있다. 쉽게 말해 100억원 짜리 CP에 투자하면서 70억원의 추가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차입비율을 늘려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최대 차입비율은 순자산 대비 최대 400%(4배)로 제한되는데, 헤어컷 비율 등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인 차입효과는 3배 정도다. 이런식으로 여러번 차입해 재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만기가 비슷한 일반 채권형펀드보다 연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이 가능하다.

물론 손실위험도 있지만, 채권가격이 오르는 금리 하락 또는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수익이 극대화 된다. 레포펀드 운용 수익률은 채권 및 CP의 금리와 조달시장에서 적용받는 비용(레포 금리) 차이에서 결정된다. 초단기금리일수록 시장 움직임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기관간 레포 거래 이율은 0.30~0.63% 사이에서 움직였다. 기준금리 인하 전인 지난 5월 27일 0.65~0.87%보다 낮다. 쉽게 말해 조달비용이 줄면서 수익기회가 커진 셈이다. CP 금리까지 하락하면 가격상승에 따른 이익도 누릴 수 있다. 지난 5일 기준 271일~1년 CP의 할인 가중평균금리는 0.95%로 금리 인하 직전(5월 27일, 2.06%)보다 1%포인트 이상 내려갔다.

펀드인 만큼 수수료가 중요하다. 인하우스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판매사를 통해 제시하는 수익률은 연 2.3~2.5% 수준이다. 운용보수는 10bp(100bp=1%포인트), 판매보수는 20~30bp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손실 위험이 존재한다. 조달비용도 오르고, 채권가격은 하락하는 국면이다. 차입을 활용하기 때문에 손실 폭도 그 비율을 반영한다. 실제 코로나여파로 단기물 시장이 경색되면서 레포펀드 수익률은 한때 마이너스로 내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