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운드’ 확장에 무게중심

기존 아웃바운드는 효율화 집중

구조조정을 ‘혁신 토대’로

업계, 반등속도 기대이상 전망

“너무 빨리 추락했고, 언제 회복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바닥까지 떨어진 덕에, 혁신을 위한 방향 전환에는 어느 때보다도 유리한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코로나19 여파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단행 중인 하나투어. 그리고 코로나19 이전에 하나투어에 투자한 IMM PE. 이 둘에 대한 사모펀드(PEF) 업계의 시선은 예상과 달리 우려가 크지 않았다.

물론 당장의 숫자는 암담하다. 하나투어의 1분기 매출은 50% 이상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132억원에서 27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패키지 상품을 통한 송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75% 줄어든 결과다.

2분기는 더 우울하다. 4월 패키지 송객수는 지난해 4월과 비교해 99.92% 줄어 사실상 전멸했다. 증권업계는 하나투어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74%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하나투어는 창사 이래 가장 높은 강도의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다. 전 임직원의 80~90%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할 계획이다. 해외 현지에서 호텔 물색 등 상품개발을 담당하던 자회사들은 이미 80% 가까이 철수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여행업의 본질과는 다소 떨어져 있는 출판·인쇄물 사업(하나티앤미디어)은 청산했고, 면세점(에스엠면세점) 사업권은 반납했다.

PEF 업계 관계자들이 하나투어에 기대감을 갖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이같은 구조조정 때문이다. 단순히 비용절감 효과에 대한 낙관은 아니다.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1위 업체’라는 기존 타이틀을 벗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과정에서 몸이 가벼워졌다는 게 핵심이다.

새로운 방향은 무엇일까. 하나투어 경영진은 약 1년 전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다각도의 M&A를 고민 중이었고, 이를 지원할 2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기획했다. 펀드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전면에 내세웠던 키워드는 ‘제3국에서 다른 나라로 향하는 여행사업’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하나투어와 고민을 나눴던 PEF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키지여행의 한계는 뚜렷하고, 그렇다고 개인화 여행기획 시장에 하나투어가 뛰어들기에는 사업 모델이 맞지 않았다”며 “아예 글로벌 현지 여행 에이전시를 인수하는 방식의 성장 모델을 고민했다”고 전했다.

한국인을 해외로 보내는 사업이 아니라, 외국인을 해외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IMM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로 선회하면서 펀드 결성은 무산됐지만, 전략은 그대로일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을 통해 기존 아웃바운드 사업을 경량·효율화하는 작업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현재진행형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4월, 패키지 여행과 항공, 호텔 등을 한 곳에서 예약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해외 법인 직원들이 발품을 팔며 여행상품을 기획했다면, 앞으로는 해외 호텔, 관광사업자들이 직접 하나투어 플랫폼에 상품을 공급한다. 지난 2년간 400억원이 투자된 프로젝트로, 업황 회복 후 고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호텔 사업 철수가 거론되는데 대해 하나투어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런 입장인데, 이는 ‘인바운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호텔 사업은 추후 외국인 인바운드 사업 비중이 높아질 경우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