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절세용 급매 대부분 소진
압구정 재건축 단지선 지난달 신고가 나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황금연휴로 황금 같은 기회는 끝난거죠…” (서울 송파구 잠실동 A공인중개사)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을 이끌던 급매물이 이달 초 황금연휴를 거친 후 모습을 감췄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양도소득세·보유세를 피하기 위한 ‘절세용’ 매물이 대부분이었는데, 하나둘 팔려나가자, 나머지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렸다"고 설명한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의 ‘형님’ 격인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가 나오면서 재건축 아파트를 놓고 집주인과 집을 사려는 사람들 간의 눈치 싸움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강남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에서는 황금연휴 전후로 나왔던 급매물 10여개가 모두 소진됐다. 전용면적 76.5㎡, 82.5㎡ 매물은 이달 들어 18억6500만원, 20억1425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고점과 비교하면 3억~4억원씩 빠진 금액이다. 그런데 급매물이 팔린 뒤 집주인들이 호가를 다시 올리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5㎡, 82.5㎡의 호가는 현재 19억3000만~8000만원, 21억5000만~22억원 수준으로 다시 뛰었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도 급매 문의는 종종 오지만 이제 18억원대 매물은 찾아볼 수 없다”며 “집주인이 기대하는 수준만큼 가격을 내리지 않는 데다 종합부동산세 인상도 미뤄져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주에도 전용 76㎡, 84㎡ 매물이 1~2건씩 거래됐다. 지난달엔 모두 18억원대에 실거래된 사례가 있지만, 이달 들어선 좀 더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현재 시세는 저층을 제외하고 각각 18억5000만~19억원, 20억5000만~21억원이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선 신고가도 나왔다. ‘신현대9차’ 전용 152㎡이 지난달 13일 신고가인 35억원에 거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올 들어 이 일대에서는 최고가 대비 3억~4억원 이상 낮게 거래된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 신고가 거래 사례가 나오면서 역시 강남 재건축 매수세가 탄탄하다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에서는 급매가 바로 소진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가격이 더 내리면 들어가겠다는 매수 대기자가 많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사겠다는 매수 대기장 중엔 다음달 말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5000만원 정도 더 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집주인도 호락호락하지 않아 날짜가 더 임박해져야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대부분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이 끝나는 6월 말까지 절세 매물이 더 나올 수 있지만, 이미 나올 만한 매물은 다 나왔다고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집주인들이 호가가 다시 올리기 시작하자, 추격 매수는 주춤한 분위기다. 거래가 다시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눈치 싸움이 본격화하는 중이다.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절세매물이 대부분 정리돼 가는 상황이어서 거래 가능한 물건이 많지 않다”며 “대출 규제에 보유세 부담도 커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대형 평형에서는 또 신고가가 나와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