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보완수사 요구권한 없다면 공소유지 힘들어”
마약·조폭 수사는 검찰 직접 수사권 인정해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구체적인 범위를 조정할 시행령이 내달초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일선 검사들은 수사 업무 외에 재판과 관련된 공소유지 업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법무부에 전달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초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구체적인 하위법령을 마련할 방침이다.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 12일 수도권 지방검찰청 형사부 부장검사들과 만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일선 지방검찰청 검사들과 면담하고 있다. 대검 검찰개혁추진단은 11일부터 20일까지 일선 청을 방문해 검사들로부터 직접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 중이다.
형사부 검사들은 사법경찰관에 대한 개별 지휘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구체적인 법리 및 수사보완을 요구할 수 없다면 공소유지 자체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195조 1항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을 포괄적 지휘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영장청구권은 헌법상 검사에게 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이 법리적으로 불충분하거나 잘못된 영장청구를 했을 때 개정된 법안은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기존 수사지휘가 가능했을 때는 법리를 보완해 수사를 하거나 다른 혐의로 영장을 청구하라는 식의 조정이 가능했지만, 수사지휘가 폐지되고 보완요구만 가능해하다면 검·경간 의견대립만 심화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검사는 “법령을 통해 경찰이 영장청구를 기각한 검사에 대해 심의를 요청할 수 있게 했는데, 그 기준이 무엇인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선 검찰청에서는 마약·폭력조직 사건을 다루는 강력사건은 일정 수준의 직접 수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강력부 검사는 “n번방이나 박사방 사건 등의 파장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조주빈 등에 대해 섣불리 범죄단체 조직죄를 구성하기 어려운 것은 그만큼 법리 구성이 어렵다는 의미”라며 “마약사건도 유통책 적발은 쉽지만 마약유통의 총책을 적발해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 검찰에서 오랫동안 수사노하우를 쌓은 만큼, 직접수사는 어렵더라도 경찰 수사과정에서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입장은 대검 검찰개혁추진단 측에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회를 통과한 검찰청법 등에 따르면 검찰은 ▷부패범죄 ▷경제 범죄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방위 사업 범죄 ▷경찰의 범죄 ▷대형 참사 등에 대해서만 직접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외에는 경찰이 직접수사에 나선 뒤 1차 종결을 할 수 있다. 검찰의 1차 수사권한을 인정한 범위가 포괄적이어서 향후 관련 시행령 내용에 따라 양 기관의 수사범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