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에 ‘추가 인상 어려워’ 의견 전달”
“한·미 최고위급 모두 13% 인상안에 불만”
협정 공백 5개월째…서로 “유연해라” 압박만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올해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액을 설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양국 최고위급의 반대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애초 장관급에서 합의된 ‘13% 인상안’에 대해 백악관뿐만 아니라 청와대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협정 최종 타결까지는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6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해 미국 측은 기존 잠정 협상안을 넘어서는 추가 인상을 요구했고,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오히려 방위비 분담액을 13% 인상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내부에 있기 때문에 잠정 합의안을 놓고 후속 협상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 측과 협의는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미국은 인상률을 높이려고 하는 중이지만, 오히려 국내에서는 ‘인상률에 대한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없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 과정에 밝은 한 외교소식통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13%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한국 정부 역시 기존 합의안을 계속 고수할 이유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한국 최고위급에서는 ‘13% 인상’도 과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10차 협정이 지난 연말로 종료되며 양국은 5개월째 협정 공백 상태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서로에게 “유연한 태도를 보이라”며 압박을 계속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이 돈을 더 내기로 했다”고 말하는 등 인상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13%가 인상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이라며 추가 인상에 난색을 표했다.
한·미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양국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5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해 “미국은 지금까지 매우 유연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쪽에서도 일정한 유연성을 보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쯤은 협상이 마무리되기를 희망했다”며 “협정이 타결되면 국회에서 비준 동의안이 빨리 처리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