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인권부 조사 단계에서는 실제 대화 내역 확인 못해

대검·법무부 감찰은 수사 마무리 될 때까지 잠정 보류될 듯

‘채널A·검사장 유착의혹’ 수사 개시… 녹취록 확보가 관건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종합편성채널 기자가 검사장과 유착관계를 내세워 사건 관계자를 협박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가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실제 통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느냐가 향후 수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는 20일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 대검 인권부 자체 결과보고서를 일부 이첩받고 검토 중이다. 앞서 대검은 ‘검·언유착’ 의혹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모도를 한 MBC와 당사자인 채널A에 녹취파일 전문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검찰은 검·언유착의 진위 여부뿐만 아니라 MBC 보도가 허위로 판단될 경우 채널A 기자와 해당 검사장이 입은 인권침해의 범위 등에 관해서도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가 개시되면서 의혹에 등장하는 현직 검사장에 대한 감찰은 당분간 보류됐다. 대검 감찰본부도 수사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의혹이 제기된 현직 검사장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인권부의 중간보고 이상의 결과를 도출하기는 어렵다.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서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윤 총장의 지시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채널A·현직 검사장 유착의혹에서 파생된 관련 사건들을 모두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형사1부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채널A 이모 기자와 성명불상의 현직 검사를 협박죄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MBC 보도에 허위보도를 했다며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한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될 전망이다.

채널A와 의혹이 제기된 검사장은 보도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대검은 채널A와 MBC에 보도의 근거가 된 녹취록 전문과 음성파일 원본 등을 요청했지만 두 언론사 모두 자료를 보내지 않았다. 먼저 조사를 벌였던 대검 인권부는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했다는 검사장이 실제로 누구인지, 그 검사장의 비위 혐의가 무엇인지 확인할 만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 한 유튜버를 통해 공개된 녹취록 전문에는 이철 대표 측 대리인이 먼저 여야 인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윤 총장 측근 검사장의 실명을 유도하는 듯한 대목이 등장해 진실공방이 오갔다.

지난달 31일 MBC는 채널A 기자가 현재 수감 중인 신라젠 대주주 이철 전 대표 측을 만나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자가 윤 총장의 최측근인 현직 검사장과의 통화 녹취를 들려주며 압박했다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