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미국과 유럽 등으로 무섭게 확산하며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침체하면서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경제 내부적으로는 투자 부진과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가 중첩돼 있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과거 일본이 경험했던 것과 유사한 ‘제로(0)성장’ 시기의 도래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9일 국제금융센터와 해외 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연초에만 해도 2% 전후를 보였지만, 코로나19 확산 및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이젠 0% 전후로 낮아졌다.
가장 최근에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발표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6일 전망치를 제로에 가까운 0.1%로 대폭 나췄다. 무디스는 연초에만 해도 우리경제가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달 9일 1.4%로 낮춘데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반영해 다시 0.1%로 대폭 낮춘 것이다.
앞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이 -0.6%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성장률이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S&P 전망치는 연초 2.1%에서 지난달 1.6%로, 이달 5일에 1.1%로, 23일에 -0.6%로 급격히 낮아졌다.
글로벌 IB들의 전망도 0%대로 크게 낮아지고 있다. JP모건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엔 2.3%로 예상했으나 지난주에 이를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고, 노무라는 시나리오별로 코로나19 확산 차단이 양호할 경우 1.4%, 나쁜 경우 0.9%, 가장 심각한 경우 0.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5년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2009년의 신종플루 사태 때에는 감염증이 진정되면서 경제도 빠르게 회복돼 이전의 성장 경로로 되돌아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확산 양상이 과거와 달리 전세계로 무섭게 확산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우리경제의 성장을 가로막아온 구조적 문제들이 그대로 남아 과거처럼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기업들의 투자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올해부터 생산연령인구가 매년 20만명 이상 감소해 성장잠재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진정돼 이전의 성장경로로 복귀하더라도 우리경제가 활력을 찾을 요소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정부 기여분을 제외한 민간 부문의 성장률이 0.5%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정부가 11조2000억원의 추경과 100조원의 금융지원 등을 포함한 132조원의 민생·경기 대책에 이어 중위소득 이하 취약계층에 대한 재난생계지원금 지급도 추진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책들이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크게 늘린 금융지원과 재정 악화 등의 후유증도 해결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경제가 넘어야 할 산은 더욱 높고 험할 것으로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