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에 명품이 든든한 지원군
올 롯데 28%·현대 42%·신세계 37%
롯데홈쇼핑, 399만원 PB 코트 완판
LG생건, 고가 화장품 매출 70% 차지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비싼 것이 잘 팔린다. 이른바 ‘플렉스(FLEX) 소비’가 확산하면서 명품 소비가 급증한 것이다. 플렉스란 ‘과시하다’, ‘지르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플렉스 열풍에 프리미엄 소비는 불황을 모르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명품 덕에 웃는 백화점=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롯데백화점의 경우 명품이 전년 동기 대비 28.2%, 현대백화점은 41.9%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이 37.2% 늘어나 여타 다른 상품군보다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갤러리아백화점도 명품이 44%나 증가했다. 지난해 백화점 실적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던 명품이 올해에도 또 한 번 힘을 발휘한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단일 점포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연매출 2조원을 넘길 수 있었던 뒷배에는 명품이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2017년 21.7%에서 2018년 24.1%, 지난해에는 30.5%로 꾸준히 늘었다. 이는 23.5%(2019년 기준) 수준인 업계 평균보다 높은 비중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신세계백화점 평균의 4배 넘는다.
▶연초부터 고삐죄는 명품=명품에 대한 소비가 굳건해지면서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새해 벽두부터 가격 인상에 나서는 한편, 남성 라인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디올은 지난 2일 일부 인기 품목의 가격을 약 8% 인상했다. 패브릭 소재의 디올 오블리크 백은 380만원선에서 410만원대로 올랐다. 루이비통 역시 록키bb백을 204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최근 인상했다.
지난해 품절 사태를 일으킨 롤렉스도 서브마리너 그린을 1101만원에서 1139만원, 딥씨를 1497만원에서 1536만원 등으로 3~4% 가량 올렸다. 에르메스 등 다른 명품 브랜드 역시 1월 중으로 일부 제품값을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명품에 대한 남성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명품 업계는 남성 라인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구찌와 루이비통 맨즈 매장을 리뉴얼 오픈하는 등 명품 남성 존을 마련, 남성 소비자 공략에 적극적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이달 중 에비뉴얼 월드타워점에 루이비통 맨즈를 오픈할 예정이다.
▶홈쇼핑도, 화장품도 럭셔리에 꽂혔다=롯데홈쇼핑은 작년 3분기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33% 늘어난 수치다. 롯데홈쇼핑의 호실적 역시 ‘럭셔리’가 한 몫했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브랜드(PB)로 출시한 ‘LBL’이 초대박을 터뜨린 것. 롯데홈쇼핑의 영업본부장이었던 황범석 전무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파격적으로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으로 이동한 것도 LBL의 성공적인 론칭에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밍크보다 10배 비싼 명품 소재로 만든 ‘친칠라 피아나 후드 롱코트’(399만원)가 론칭 방송에서 60분간 주문금액 30억원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롯데홈쇼핑의 100만원대 이상 고가 상품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화장품 업계도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이 기업의 실적을 가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화장품 부문에서 프리미엄 매출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전략적으로 육성해 온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 1789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30.2% 증가했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럭셔리 화장품 시장을 선점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화장품 회사 뉴에이본을 인수하고 북미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럭셔리 화장품이 국내와 해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며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을 이끌었다”며 “고가라인을 중심으로 한 고급화 전략과 해외 사업을 확대시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